| 살리고 죽이는 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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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추석연휴가 시작된다. 이번 연휴는 날짜가 길어 교통량이 분산되기 때문에 교통난이 다른 해에 비해 덜할 것으로 본다니 다행이다.
그런데 모두가 즐거워야 할 명절에 희한하게 다툴 일도 많아지는 걸 보면, 편한 사이다보니 원초적인 이기심이나 짜증이 여과 없이 부딪쳐서 서로의 신경을 건드려서 그런 것 같다.
특히 부부사이는 큰 문제로 싸우는 것보다 지극히 사소한 문제로 의견 대립을 보이다가 말 한번 삐끗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런 의미에서 남편을 죽이고 살리는 말, 그리고 아내를 죽이고 살리는 말을 다시 한번 인용해 본다.
우선, 남편을 죽이는 말로는 “당신은 동창도 없어요?”, “당신 식구들은 왜 하나같이 다 그 모양이에요?”, “못난이가 뻑하면 고함이나 지른다니까”, “됐어요, 상관 말고 살아요” 등이다.
이번에는 아내를 죽이는 말들이다. “하루 종일 뭐했어?”, “당신도 돈 벌어”, “아무 것도 모르면 가만히 있기나 해”, “친구들이 당신보고 뭐라고 하는 줄 알아?”, 바로 이런 말들이 아내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준다고 한다.
본인은 큰 악의 없이 내뱉었지만 그걸 듣는 상대방은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아프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번 명절에도 이렇게 사소한 말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입을 열기 전에 딱 한번만 더 생각해 보자.
반면에 남자를 살리는 말들은 “여보, 고마워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했어요?”, “당신은 역시 남달라요”, “당신은 참 머리가 좋은 것 같아”, “난 결혼을 참 잘한 것 같아요” 등이다.
자, 그럼 아내들의 기를 살려주는 표현들은 어떤 걸까? “난 아직도 연애할 때 생각하면 마음이 막 떨려”, “당신은 안 꾸며도 너무 예뻐”, “역시, 난 처복이 있단 말이야” 등이다.
나도 경험을 해봤지만 명절이나 무슨 기념일, 생일 같은 날 오히려 말다툼을 자주 하게 된다. 하지만 이제 요령, 아니 지혜가 생겨서 남편을 향해 무조건 비난모드에서 칭찬모드로 바꾸어 버렸다.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부부싸움 횟수가 거의 없어졌다.
올 추석, 귀성길이나 귀경길 차속에서 시댁이나 처가에 갔을 때 배우자를 살리는 말을 꼭 써보자. 상대가 기분 좋아하면 내가 행복해진다는 단순한 원리를 잊지 말자.
방송인. SBS라디오 이숙영의 파워FM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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