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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맞는 아내 증후군, 매맞는 나라 증후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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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많이 덜해지기는 했지만 가정폭력은 완력에서 남성에게 밀리는 여성들이 말 못하고 괴로워하는 심각한 사태이다. 한 두번 싸울 때 폭력적이 되는 남편이 아니라 가정폭력을 상습적으로 일삼는 남자들은 알콜중독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거의 일방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인 대화를 전혀 하지 못한 채 폭력에 노출된다. 가정폭력이 오래 지속되면 거의 대부분이 흔히 말하는 화병, 즉 한국형 우울증에 걸린다. 화병이란 만성적인 우울증인데 신체증상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오랜 기간이 경과한 후에 화병으로 병원에 찾아 왔을 때 궁금해 지는 것이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렇게 오랜 기간동안 그런 불합리한 삶의 조건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 매를 맞은 여성들이 보이는 특징은 무기력하고, 자기 주장을 못하고, 지금 현재의 모습은 그래도 오랫동안 경험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 지 아는데 자기주장을 하고, 폭력 속의 가정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에 대한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그 자리에 눌러 산다. 한 두 번 도망을 가거나 항변을 해봐도 돌아오는 것은 더 심한 폭력이다. 아니면 애매모호하게 상황을 얼버무리고 나서 반복되는 일상이다. 그러니 변화에 대한 희망도 없이 수 십 년을 지내다가 몸이나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서 병원을 전전하는 병원쇼핑족이 되고, 마지막에는 우울증치료를 받는다.
이런 매 맞는 아내들이 그 상황을 끝낼 수 있는 것은 혼자가 아니고,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이대로 맞고는 더 이상 못 산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 주어야 남편이 비로소 폭력을 멈춘다. 이런 식으로 상담을 하면 ‘싸움이라도 하란 말이냐?’, ‘나 혼자 참으면 된다’, ‘가족 문제를 창피하게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알리느냐?’며 혼자의 문제로 끌고 가면 해결책이 없다.
요즘 북한과의 관계를 보면 마치 우리 나라가 ‘매맞는 나라 증후군’이 걸려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에 북한이 6자 회담이 복귀한 것은 수입의 90%을 차지하는 중국의 석유 금수 위협에 굴복해서라고 한다.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 석유를 주지 않겠다고 강하게 압박한 중국은 이번 북, 중, 미 3자 회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전쟁이라도 하란 말이냐?’며 끝까지 매를 자청한 우리 정부는 완전히 따돌림을 당했다고 한다. 우리가 핵 위협에 대해서 항의를 하면 전쟁을 불사할 나라가 북한이란 주장이다. 매를 맞고, 번 돈을 내 놓아야 유지되는 평화는 진짜 평화가 아니다. 국가가 최소한의 자긍심이라도 있다면 이런 대접을 받고 모른 체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무시당하지 않고 상호 존중의 위치를 확립하려면 지금 같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마음일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통일은 언젠가 입에 담기 힘든 말이 되지 않을까?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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