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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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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낮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낮병원이란 정신분열증 같은 병에 걸린 분들이 환청이나 망상이 없어지고 나서도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훈련을 하는 곳이다. 생긴지 8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열심히 해온 결과 이 분야에서는 알려져 있어서 나름대로 자부심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책과 각성을 하는 일들이 있었다.
환자들의 재활을 위해서 외국에서도 잘 하지 않는 선진적인 재활훈련 기법을 도입하는 등 시행도 하고 나름대로는 많은 투자를 했다. 그런데 지난 1년 여간 환자들이 많이 떠나고, 반응도 좋지 않았다. 이제는 끝인가 싶을 정도로 좌절스러웠고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한 마음이었다.
그러다가 지난 8월 말 우연히 한 환자와 함께 탁구를 쳤다. 나는 어느 정도 실력은 되어서 그 환자와는 더블 스코어 정도로 이기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한 2~3년간은 탁구를 전혀 치지 못하다가 다시 치니 21:6이란 어처구니없는 스코어로 졌고, 3일간 팔이 아파서 파스를 붙여야 했다. 생각해 보니 매번 점심시간에 회의, 면담, 교육을 하느라 제대로 운동도 못하고 환자들과 교류도 줄었는데, 요 근래 같이 운동을 하다보니 몸도 건강해지고 인간적으로도 더 가까워졌다. 조언을 해도 면담실에서 할 때와 운동을 하고 나서 땀을 흘리면서 할 때의 분위기가 달랐다.
결정적으로 관계가 중요하다고 느끼게 된 사건이 있었다. 큰 돈을 들여서 탁구 연습기계를 샀다. 그런데 별로 좋아하는 느낌이 없었다. 그 기계로 저녁 늦게까지 같이 연습을 하고 같이 간식을 먹었다. 물론 돈은 내가 냈지만 1인당 천원꼴이었다. 그런데 환자들이 너무 좋아하고 고마워한다. 그 후 우리 낮병원을 아끼는 마음이 물씬 느껴졌다. 에어컨 정리할 때 정성들여 닦는 것을 보고 찡한 감동을 느꼈다. 환자들은 돈이나 프로그램이 문제가 아니라 나하고 인간적으로 조금 더 가까워지길 원했던 것이다.
얼마 전 대통령이 인기가 없어서 속상한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예전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대통령께서도 국민들에게 더 다가가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노사모나 386같은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는 당분간 거리를 두면 좋겠다. 그 대신 국민들에게 다가가서 ‘내가 잘못한 게 뭔지 말해봐라’가 아니라 ‘내가 잘못했다. 지금이라도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물음을 던지는 순간부터 달라질 것이다. 착한 우리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지금 당장 먹고 살기 힘들어도 대통령과 함께 고난 극복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믿는다.
구의연세정신과 원장 /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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