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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미 카터의 대통령 퇴임 후의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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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꼭 30년 전 미국에서는 이름없는 시골이었던 조지아의 주지사 경력이 고작인 지미 카터가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그보다 몇 해전 리차드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인해 팽배한 워싱턴의 권모술수와 부정에 염증을 느낀 미국인들에게 도덕 정치라는 기치를 내걸고 나타났다. 그리고는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현실정치의 벽은 높아서 그는 좌충우돌 했다. 주한 미군 철수 주장으로 당시 박정희 정권과도 긴장관계였다. 무엇보다 이란의 회교 혁명의 불똥이 치명타였다. 수백명의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인질로 잡혔고 그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했다. 당시 이란의 실력자였던 종교 지도자 호메이니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불과 며칠 후에 인질들을 석방시켰다. 순진한 도덕주의자였던 카터에게 이 세계는 너무 냉혹했다.
그러나 그의 공인으로서의 인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 후 그는 평화운동, 빈민을 위한 집짓기 운동 등 여러 가지 사회봉사를 하며 대통령 재직 시보다 더욱 빛나는 삶을 살았다. 특히 우리에게 기억나는 것은 1994년 첫 번째 북핵 위기 당시 특사로 평양을 방문하여 무력충돌을 막았던 일이다. 한반도를 전쟁의 참화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 그의 공은 기억할만 하다.
최근 노대통령께서 사임의사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하셨다. 이 말을 듣고 카터의 삶이 뇌리를 스쳐갔다. 노대통령은 어떤 면에서는 지미 카터와 닮은꼴이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대통령 퇴임 후의 삶도 닮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노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의 충성도는 역대 어느 대통령 못지 않았지만, 반대파를 대하는 실력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파격적인 말이나 행동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사회운동가로서는 참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노사모라는 지지자들은 대통령께서 사임을 하더라도 사이가 멀어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의 입장에서 노사모에 애착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될 지 몰라도 사회운동가 입장이 된다면 노사모가 ‘노무현’을 지지하고 좋아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아닐 것 같다.
노 대통령에게 더 맞는 자리는 현재보다는 앞으로 노사모와 함께 하며 우리 사회에 소금의 역할을 하는 그 자리가 아닐까 싶다. 아마도 훌륭하게 소금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쌀이 아닌 소금으로 밥을 해 먹는 시기에는 비난을 받을 지 몰라도 소금이 소금 같은 역할을 하는 때가 오면 달라질 것이다. 남은 임기나 이제와서는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인사권 같은 것보다는 그 후의 더 긴 삶을 생각하셨으면 좋겠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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