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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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방송사의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을 매주 일요일마다 대단히 재미있게 봤었는데, 프로가 슬그머니 없어져서 섭섭했다. 풋풋한 청춘남녀들이 출연해서 나름대로 장기자랑도 하고, 재담도 뽐내다가 프로그램이 끝날 때쯤 마음에 드는 상대번호를 누르는 포맷이었는데 볼때 마다 누가 누구와 연결되나 아주아주 흥미롭게 지켜보곤 했었다.
남편과 처음 만나 데이트하던 시절도 생각나고, ‘아, 어떤 남녀가 인기가 있구나’ 새삼스레 돌아보기도 하면서 몇 번과 몇 번이 이루어지리라 점치는 재미도 솔솔 했는데, 왜 없어졌는지 모르겠다. 비싼 돈을 내야하는 중매회사 도움 없이 미혼남녀를 만나게 해준다는 기획의도도 좋은데 말이다.
일요일 오전만 되면 외출 시간을 늦출 정도로 열심히 보던 프로였는데 그렇게 흐지부지 없어져서 서운함이 이만저만 아니다. 내용이나 형식을 보완해서 비슷한 프로그램이 다시 생기면 좋겠다.
일년여에 걸쳐 그 프로그램을 즐겨본 결과 내가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남자의 경우는 일단 키가 크고, 훤칠하게 생긴 쪽이 점수를 많이 받긴 하지만 중간에 썰렁하거나 유머감각이 떨어지는 출연자는 반전패 당하기 십상이었다. 또 자신의 개성과 끼를 드러내는 장기자랑 시간이 반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된다는게 흥미롭다. 출연자들의 선택결과를 보니까 요즘 신세대들은 학교나 직업보다는 외모와 느낌, 분위기, 재치, 취향 등이 훨씬 더 중요한 선택 요소인 듯 싶었다.
여자 출연자들 경우는 역시 좋은 인상과 미모가 선택조건의 1순위임을 알 수 있다. 선택되지 못한 출연자들의 공통점을 보니까 잘 웃지 않는 여자, 대가 세거나 성격이 까칠해 보이는 여자, 센스가 없어 보이는 여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에도 역시, 첫인상 점수에서 외모가 다소 떨어졌다 하더라도 녹화가 진행되어 가면서 재치가 있거나 애교가 많은 여성들은 끝무렵에 가서 다시 호감을 사는 게 일반적이었다. 비슷비슷한 연예인들이 겹치기 출연하는 경우가 두드러지는 요즘 풋풋한 젊은 남녀의 싱그러운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이 다시 생기면 좋겠다.
SBS라디오 이숙영의 파워FM 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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