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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막히는 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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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광복이 되어 나라꼴을 갖춘 지 61년이다. 필자가 대학생 때만 해도 대학원도 나오지 않은 사람이 서울 시내의 대학교수가 될 수 있었다. 지방의 벽촌에서도 서울대학교 수석합격자가 나왔다. 그 당시 읽었던 연예기사 중 기억나는 것은 양희은씨가 택시에서 다른 사람의 물건을 놓고 내린 물건을 찾아주었고 몸무게가 70kg이 되어서 고민한다는 것이다. 사회가 이 정도로 느슨했다. 그래서 사회적 계층이동도 지금보다는 쉬웠다. 요즘은 이런 것들이 불가능해졌다. 사회가 만만치 않다.
나이가 차니까 친구들 만나서 하는 얘기가 결국 아이들 얘기이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감이 없어서인지 4학년짜리 아들을 한군데도 학원을 보내지 않고 있다. 내심 막연히 부모가 신경써주면 공부도 좀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입시를 보는 자녀를 둔 친구들 얘기는 그게 아니었다. 학원에서는 공부를 잘 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험 경향을 다 파악해서 그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고 한다. 오죽하면 미국의 수능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SAT라는 시험도 우리나라 학원에서 더 잘 가르친다고 할까?
연예인들도 자기의 원래의 재능을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타고난 바탕에 성형이나 말하는 기술 등등 온갖 준비를 다 시킨 기획 상품 같다. 책이라고 다를 것 없는 것 같다. 얼마 전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베스트셀러가 대리번역이라고 해서 문제가 되었는데 엊그제도 유명 미술가의 책이 대필수준이라는 기사가 났다. 조금 글이 부족해도 그 사람의 생각, 그리고 그 생각 속에 담긴 삶을 담는 것이 책이 아니라 기획상품이라는 느낌이다.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이 모든 것은 다 대중의 취향을 담아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며 그 압박감의 마지막 관문에는 항상 돈이 수문장처럼 서 있다. 돈이 되면 뭐라도 하고, 돈이 되지 않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차 없이 뒤로 밀리는 것이 요즘 세상이다. 더 안 좋은 것은 그 돈을 잡는 것이 미리 돈을 선투자 하지 않으면 안 되고 없는 사람들은 애초에 투자할 자본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 계층 이동이 힘들어 졌다는 것이다.
예전의 느슨함이 없고 빡빡해졌고,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사회적 약자들을 가로막고 있다. 아마 이 모든 것이 보잘 것 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압축성장해 온 우리 사회의 단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크리스마스다. 다만 며칠이라도 여유 있는 시간이 되시길.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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