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우 정권과 노무현 정권 |
|
노태우 정권과 노무현 정권은 태생적으로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경제정책 내용에 있어서는 거의 흡사한 모습이다. ‘보통사람의 시대’를 내세운 것과 ‘참여정부’를 내세운 것부터가 아주 비슷하다.
우선, 공공부문에 대한 퍼주기부터가 그렇다. 최근 신문들이 앞 다투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산업은행 평균 연봉은 지난해에 8천5백만 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평균연봉이 5천만 원 넘는 공공기관이 전체의 31%에 달한다고 한다. 시간외 수당과 실적 수당은 빼고도 그렇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어느 신문이 명명한 것처럼 공공기관은 ‘신(神)도 탐내는 직장’인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젊은이들이 고시원을 빽빽이 채우고 있을 것이다. 9급 공무원이라도 되려고 몸부림치고 있을 것이다. 국가경제를 위해서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할 젊은이들이 좁디좁은 고시원에서 건강까지 잃어가면서 청춘을 헛되이 불사르고 있으니, 국가경제는 과연 어떻게 되겠는가.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정책에 있어서도 노무현 정권은 노태우 정권의 뒤를 밟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심각한 일인지도 모른다. 부동산 투기는 집 없는 서민들의 생활고를 부르는 것은 물론이고, 생산적으로 흘러야 할 국가적 재원이 비생산적 부문으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노태우 정권은 부동산 투기가 일어나자 주택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면서 분당과 일산 등 신도시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토지를 대규모로 수용해야 했는데, 그걸 수용당한 국민들은 수용보상비를 땅과 집 등의 부동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부동산 투기는 전국으로 번졌고, 그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지금 노무현 정권도 노태우 정권의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판교, 김포, 영종도, 인천 송도 등 이곳저곳에 신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토지보상비를 지불했다. 그 돈이 모두 5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게 어디로 흘러가겠는가?
혹시, 노태우 정권을 물려받은 김영삼 정권이 외환위기를 불러왔듯이, 노무현 정권을 이어받을 차기 정권도 김영삼 정권과 같은 정책을 선택하는 것은 아닐까? 불행한 역사는 반드시 반복된다고 하더니, 지금 우리 경제는 그런 길로 가고 있는 것만 같다. 유력한 대선주자들이 내세우는 공약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그렇다.
21세기 경제학 연구소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