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HOME > 커뮤니티 > 컬럼초대석 |
|
|
|
| 인생의 묘미 |
|
요즘 설화로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유시민 복지부 장관이 재미 있는 말을 했다. 정치에서 물러나면 연이어 대통령을 지낸 YS나 DJ보다는 30년간 2인자였던 김종필씨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다고 했다. 흥미로운 말이다. 어찌 생각해 보면 30년간 일인자 자리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30년 간 이인자 자리에서 넘어지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일인자와 달리 이인자는 많은 것을 감내하고, 각기 다른 성격의 일인자와 맞출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이를 먹어 가면서 점점 겉으로 드러난 것 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은 이면에 있는 것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의사들끼리 하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정신과의사가 용한 것은 자기가 실력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대기실에 기다릴 때 간호사나 같이 기다리는 환자들이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밖에서 ‘약이 너무 독하다’, ‘몇 년 째 다녔는데 하나도 안 낫는다’는 얘기를 듣고 진료실에 들어왔을 때와 ‘아무 생각 말고 의사 선생님만 믿고 참으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의 치료성적은 하늘과 땅차이인 것이다.
스타 플레이어만 모아 놓은 세계적인 축구 클럽의 성적이 세계 최고가 아닌 것은 아무도 조연을 하지 않으려고 해서라는 것이 정설이다. 자기가 드러나기보다는 상대가 빛나도록 한 발 비켜설 수 있는 조력자가 없다면 두드러질 사람은 없다. 잘 하기도 힘들지만 잘 못하는 상황에서 마음 상하지 않고 자기 자리 지키면서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기의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거꾸로 보면 잘 난 사람은 자기 잘 난 것을 믿고 잘난 체하지 않고 공을 다른 사람에게 돌릴 수 있어야 사람들이 계속해서 돕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 자리를 오래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라스베가스의 도박장에서는 크게 따는 사람이 있으면 아예 입장을 시키지 않기 때문에 고수들은 표시나지 않게 조금씩, 즐기듯 도박을 한다고 한다. 멋모르는 하수들이나 기술을 뽐내려 나대다가 곤경에 빠지는 것이다.
조금 각도를 돌려보면 성취를 했을 때, 전부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중 일부만 내 것이고 나머지는 남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내 것을 오래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진시황의 진나라가 망하고 유방과 항우가 천하를 다툴 때 처음에는 일방적으로 항우가 우세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유방으로 대세가 기울었다. 그 이유는 항우는 예의 발랐지만 빼앗은 성과 재물을 공신들에게 나누어 줄 때 아녀자처럼 아까워했고, 유방은 무례했지만 흔쾌히 나누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성공을 바라는 젊은이가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자기 주변에서 고마움을 느낄 사람을 10명만 찾으라고. 세상은 혼자 잘 나서 살 수는 없다고.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
|
| |
|
| |
|
|
 |
다음글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