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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새로 시작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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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이 가고 이제 3월이다. 우리나라는 2월에 끝나는 학제 때문에 3월에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다. 어릴 때는 항상 3,4월에는 긴장해서 성적이 좋다가 5월 쯤 되면 해이해 져서 성적이 떨어졌던 기억이 난다. 작심 3일이라도 해봤던 그 시절의 3월이 그리운 때다.
진학을 했든 취업을 했든 새내기들은 항상 분주하고 정신이 없다. 뭐가 그리 바쁜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지만 나중에 결과를 물어보면 내 놓는 게 없다. 모든 게 다 새롭고 낯선 데다가, 모든 게 다 중요해 보여서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의대를 졸업하고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고등학생처럼 1교시부터 8교시까지 수업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밤 10시까지 시체실에서 신경과 혈관을 찾느라 땀을 뻘뻘 흘리면서 공부를 했어도 정작 중요한 것은 다 빼먹은 것 같았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조금 더 일찍 일이 돌아가는 것을 파악해서 잘 적응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시키는 일을 겨우 하면서 허덕이게 된다. 지식의 양이나 단순한 지능지수 보다는 역시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파악해서 시간과 노력이라는 자기의 중요한 자원을 잘 배치하는 능력이 힘을 발휘한다.
3월이 되면 신년 벽두에 한번 경험했던 작심삼일의 쓰라린 기억을 벌써 다 잊고 새로이 수많은 결심을 한다. 안될 것 뻔히 알면서도 굳이 그렇게 무리하게 계획을 잡는 뜻은 어디에 있을까? 이걸 깨닫는데 걸리는 시간이 10년 이내면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못하고 불안감에 ?i겨서 남들이 하는 일을 뒤?i아서 한다. 각종 영어강의나 연수, 자격증 준비, 고시 준비 등등 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렇게 부담감에 밀려서 일을 만들다 보면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25시간이 되어야 하는 웃지 못할 실화도 있다. 더 많이 하려는 욕심을 버리려면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한 확신이 서야 한다. 불안한 마음에서 시작한 일들은 필연적으로 비현실적이고 무리스럽게 된다. 그러면 감당하기가 힘들어 진다. 욕심을 내놓으면 적응이 내 곁에 온다.
그러나 나이를 먹다보면 이렇게 좌충우돌하고 머리를 싸매는 것도 다 그리울 뿐이다. 얼마 전 신문에 30, 40대의 절반만 지난 한 해 동안 계속해서 취업상태에 있었다고 한다. 인생의 마지막 새내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이 3월은 어떤 느낌일까?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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