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릴 줄 아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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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어마어마한 인기를 끓었던 여성 흑인 3인조 그룹, 슈프림스의 흥망성쇠를 다룬 영화 ‘드림걸즈’를 대단히 인상 깊게 보았다.
우선, 영화 속에 나오는 배우들이 노래를 너무 잘하고, 화려한 가수 생활 이면에 깔려있는 냉혹함, 인기의 허망함, 사랑과 배신에 따른 희노애락을 잘 그리고 있는 뮤지컬 영화라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아마도 나의 직업이 음악 DJ이다 보니 다른 장르의 영화보다 훨씬 더 흥미롭게 다가온 것 같다. 전체적으로 음악들이 참 좋은데,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놓친 게 이변으로 느껴진다.
이번에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디파티드의 ‘마틴 스콜세지’ 감독, 그는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물먹은 게 무려 다섯 번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수상하는데 무려 27년이 걸린 셈이다. 수상의 기회는 많았었는데 그동안 상복이 없었던지 그의 이름이 거론된 건 여러 번이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홍콩영화 무간도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으로 감독상을 받게 되었다. 그의 나이 예순다섯에 이루어진 꿈이다. 노감독의 눈에는 그렁그렁하니 눈물이 맺혀있었다.
그런가 하면 미국에 입양돼 미국 스키선수로 자란 토비 도슨, 그가 김수철이란 이름으로 생부를 만나기까지 역시 26년이란 시간이 흘러야만 했다. 아카데미상 시상식 장면과 토비 도슨이 친아버지와 상봉하는 장면을 보면서 느낀 건 춥고 긴 겨울을 보내야 봄이 오듯, 좋은 날 하루가 있기 위해서는 수많은 날들을 기다리고 참아야 한다는 진리이다.
혹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꼬이고 잘 안 풀린다면 ‘그래, 좋은 날을 주시기 위해서 이렇게 날 단련시키고 계실거야’ 라고 생각하시기를... 먼 훗날 영광의 열매를 맛보게 하시려고 신이 내린 인고의 세월이려니 하고 잘 참아내시기를 바란다. 살면서 종종 듣게 되는 말 ‘진한 어둠 뒤에는 밝은 태양이 비치고 있다’를 꼭 기억하시기를..
베티 미들러라는 가수가 부른 팝송, 더 로즈에 보면 이런 가사가 나온다. <봄의 장미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서는 추운 겨울을 보내야하며 얼음 밑으로도 봄이 오고 있으니 두려워하는 영혼은 결코 춤추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라는 구절이다.
지나간 겨울이 잔인하고 혹독하게 느껴졌던 많은 분들, 이제 3월이다. 희망과 꿈을 버리지 말고 다시 한번 뛰어보자. 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하는 말이다. 눈물을 닦고, 눈물 대신 미소를 지어보자. 분명 행운의 여신은 당신에게 미소를 보낼 테니, 다가오는 봄을 향해 힘차게 파이팅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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