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부동산 투기를 잡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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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부동산 투기가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소위 ‘버블 세븐’의 아파트 가격이 모두 내림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그러자 노무현 정권은 주택담보 대출을 강력하게 규제한 정책이 드디어 약발을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값은 이미 오를 만큼 올랐고, 이제는 더 이상 오를 힘을 잃어버렸을 뿐이다. 이것은 과거형 분석이 결코 아니다. 이미 지난해 말에,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미래형으로 예고해둔 바 있다.
부동산 투기는 그 수요가 시간이동을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즉, 부동산 투기가 발생하여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올라가면, 저축을 조금 더 해야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 즉 미래에 수요가 나타날 사람까지 빚을 내서 현재의 수요에 가세함으로써 부동산 투기가 더욱 극성을 부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어느 시점에 가면 수요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부동산 시장은 10년 이상 장기간 침체의 늪에 빠져들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져들면, 이번에는 현재에 일어날 수요가 미래로 옮겨가곤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장기침체가 지나가면 다시 부동산 투기가 벌어지곤 한다. 부동산투기의 역사가 이런 사실을 증명한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부동산 투기를 잡았다고 주장하려면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1960년대 말, 1970년대 말 그리고 1980년대 말에도 부동산 투기가 지금처럼 크게 일어났었는데, 그 때에는 서민들은 은행 대출을 꿈도 꾸지 못했었고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당연히 없었지만, 부동산 투기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지곤 했다.
굳이 이 문제에 대해 이견을 내세우는 것은, 이것이 10여년 후에 다시 닥칠 부동산 투기를 예비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우리 경제는 한 번 더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을 크게 소진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정된 재원이 생산적 부문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부동산 투기로 몰린다면, 성장잠재력과 국제경쟁력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복하거니와, 부동산 투기는 대증적 요법으로는 근치할 수가 없다. 근원적인 대책을 세움으로써, 앞으로는 부동산 투기가 절대 일어나지 못하도록 미리 예방해야 한다. 곧, 재산세를 국세화하고, 보유세를 높임과 동시에 거래세를 낮춤으로써, 부동산 투기를 근원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21세기경제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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