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 길들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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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직장 개념이 없어진 이후로 생겨난 것이 두 번째 직장이라는 개념이다. 예전에는 다른 직장을 얻을만한 기회도 별로 없었고 그러려는 마음도 없었기 때문에 한 직장에서 평생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나서 남은 수명이 몇 년 안 되어서 그 이후로는 잠시 휴식을 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두 번째 직장을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30대 초반부터는 계속해서 언제 이 직장을 나가서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지가 직장인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이런 현실에서 고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이직이나 새로운 사업을 하려는 열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부인들이다. 사업을 하려는 남편들은 현실에서 만족을 못하고 자리가 불안하니까 어떻게해서든지 희망을 보려고 한다. 그래서 남의 성공사례를 보면 ‘별거 없다’고 생각하거나 ‘나 정도면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든다. 그래서 큰 소리 친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불안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격려해 주기를 바라고, 현실적인 지적이라도 할라치면 쓸 데 없이 기를 죽인다고 받아들여서 부부싸움만 하게 된다.
하지만 부인의 입장에서 보면, 잘 되는 사람들만 보고 이직이나 새로운 일을 하려는 남편이 불안해 보인다. 잘 되는 사람은 한 둘이고 안 되는 사람이 열이면 여덟에 아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업이 부도가 나서 우울감에 빠지거나 위축되는 친구들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에 잘 된다고 해도 불안정한 성공 보다는 가늘고 길게 가자는 쪽이다.
이러다보니 갈등이 안 생길 수가 없다. 그런데 그런 갈등을 피하려면 감정만 가지고는 안 된다. 요령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든 남편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안 된다. 우선 현재 직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괜히 남의 남편 월급 얘기를 하거나, 눈치를 주어서는 절대 안 된다. 요즘 세상에 직장생활하기 힘들텐데 내색 않고 잘 버텨줘서 고맙다는 식의 메시지가 전달이 되어야 조급한 마음에 현재 일을 버리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사고를 저지르지 않는다.
그리고 직장인은 누구나 하루에도 수 십 번씩 직장 상사에게 보란 듯 사표를 내던지는 상상을 하면 산다. 그래서 화나는 일이 있거나, 누가 잘 되는 것을 보면 자기도 한번 뭔가 멋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대개는 그 마음이 가라앉으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산다. 이럴 때는 그 마음을 헤아려 달래주는 것이 필요하다. 내용에 얽매이지 말고 그 심정을 어루만져 주면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다. 남편들도 때론 열병을 앓고 어린애가 된다는 걸 명심하자!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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