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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비 긍정과 현실적 긍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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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자체보다는 받아들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믿는 것이 요즘 세상이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 중에도 긍정적인 생각을 강조한 내용들이 많다. 생각이나 관점을 중요성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물이 반쯤 차 있는 컵이다. 어떤 사람은 컵에 물이 반밖에 없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컵에 물이 반이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컵에 들어 있는 물의 양은 똑 같지만 반이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고 바람직한 삶을 산다는 것이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필자는 이 말을 반은 찬성하고, 반은 사실을 호도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마음을 먹으면 성공한다고 모든 사람이 원하는 삶을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모든 수험생이 다 자기가 서울대학교에 갈 수 있다고 믿고, 그 가능성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들 그건 가능한 일이 아니다. 불과 1%도 안 되는 사람들에게만 열려 있는 길이다. 믿음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들어서 그 사회가 기회의 땅이라고 하는 걸 사회적 기만이라고 하는 좌파적인 주장도 있다. 그리고 정말로 컵에 물이 반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해야 옳을 때도 있다. 컵에 물이 반이나 있는 건지 반밖에 없는지 어떻게 아는가?
이 판단은 결국 맥락을 보고 해야 할 것 같다. 컵에 물이 반이 있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얼마든지 자기가 할 일을 할 수 있을 때 컵에 물이 반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엄살을 부리고 호들갑을 떨 이유가 없다. 반면 컵에 물이 반이 남아 있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큰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어떤 수험생이 항상 시험 전에 시험결과가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불안해 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원하는 일은 전체 동료들 중에서 400 등 정도면 가능하였다. 당시 그 사람의 성적은 약 50등 정도였고 그 정도 성적은 가능하다고 본인도 믿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안해 한 이유는 그가 항상 1,2등 하던 사람이었는데 진학을 한 이후로 성적이 떨어지니까 추락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불안했고 현실적인 요구는 생각지도 못 했다. 반이나 남아 있다고 생각해도 되는 전형적인 사례였다.
반대 사례는 우리 모두가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IMF를 들 수 있겠다. 그 당시 외환보유고에 대한 경고가 많았음에도 현실과 맥락에 맞지 않게 컵에 물이 반이나 생각해서 큰 재난을 초래했다.
컵에 물이 반 밖에 없으면 그렇게 받아들여야 하고, 컵에 물이 반이나 있으면 또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물의 현상 뒤에 숨어 있는 본질을 꿰뚫어 보는 지혜이지, 사이비 긍정이 아니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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