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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애 첫 공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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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처음으로 연극 공연을 하게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탤런트 노현희 씨와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 자신이 출연하는 연극을 같이 하자는 제안에 덜컥 합류를 하게 되었다.
대학교 때 연극클럽을 하면서 딱 한번 주연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연출 선생님이 소질이 있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때의 추억 때문인지 항상 연극을 보면서 나도 한번 무대에 서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긴 했었다.
제목은 ‘달님은 이쁘기도 하셔라’이고, ‘이노우에 히사시’라는 일본의 유명작가가 원작이며, 메이지 유신 시절 실제로 살았던 20대에 요절한 젊은 여류작가가 모델이다. 아, 그녀의 얼굴은 현재 일본 5천 엔 지폐에 새겨져 있다.
연극의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난한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히구찌 가문의 세 모녀가 살고 있는 집에 해마다 추석이 되면 이웃집 여인들이 추석인사를 하러온다. 부잣집 딸이었던 고 아가씨(내가 맡은 역할)는 자신의 유모였던 다끼 아주머니에게 돈을 빌리러 오고, 오빠와 함께 소학교를 설립하여 학생들을 가르치던 야에(노현희역)는 불의에 대항하여 감옥에 가게 된 오빠를 구하기 위해 역시 어린 시절 자신을 키워줬던 다끼 집으로 돈을 빌리러 온다.
가난한 다끼 아주머니도 돈이 없는 처지이니 서로의 비참함을 달래줄 수밖에는 방도가 없다. 다끼의 장녀 나스꼬는 소설가로서 돈을 벌 꿈을 키우지만 남의 눈을 의식하며 살고 있는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쳐 자살까지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어머니와 동생 구니꼬를 생각해 마음은 이미 죽었고 몸만 세상에 두고 있다고 결심을 하게 된다. 그러던 차에 나스꼬는 매년 추석마다 한을 품고 죽은 영혼, 반딧꽃을 만나 대화를 나누게 된다. 반딧꽃은 자기를 죽게 한 원수를 찾아 헤매고 있는 귀신이다.
해마다 만나는 고와 야에는 인생의 역경을 겪으며 원수사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판사 남편에게 버림받은 야에가 근처 요정의 기생이 되고, 고 아가씨의 남편과 놀아났다는 것이 들통 나 급기야 두 여자 사이에 칼부림까지 나게 되어 둘 다 죽게 된다.
막 소설가로 등단한 나스꼬 마저 병으로 요절을 하고, 그 이듬해 어머니 다끼도 세상을 떠나 동생 구니꼬만 빼고는 출연자 모두가 영혼이 된다. 결국 삭바느질로 생계를 꾸려가던 어린 구니꼬만이 남겨진 빚을 모두 떠안게 되고, 추석날 빚에 쫓겨 불단을 지고 정든 셋집을 떠나게 되는 모습을 영혼들이 안타깝게 지켜본다는 내용이다.
이번에 연극을 하며 깨달은 건 연극인들이 정말 열정과 끼, 꿈으로 버티고 있구나 하는 점이다. 출연료는 고사하고 생계조차 힘든 연극인들이 부지기수라고 하니 독자 여러분들이 연극을 많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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