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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기난사사건, 그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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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라는 이름 석자가 지난 주 내내 대한민국을 온통 충격과 놀라움에 빠지게 했다. 그것도 우발적인 범죄가 아니라 죽기 직전 동영상까지 찍어 언론기관에 보낼 정도로 철저하게 계산된 범행이었다니 그저 놀라움 따름이다.
미국에 자녀를 유학 보낸 집들이나 그쪽이 가족 친지가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이 미국 언론과 미국인들이 인종문제로 몰지 않고 사건의 핵심을 우울증과 정신 병력을 앓고 있었던 한 개인의 문제, 또는 총기 구입이 자유로운 미국의 시스템이나 다인종 국가 내에서 교육을 잘못시킨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고 인종갈등 양상으로 몰고 갔다면 미국 내 한인들의 불안감이 증폭됐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외교통상 문제, 비자문제, 유학생을 받는 문제 등 많은 문제들이 야기됐을텐데...
이번 사건을 보면서 만일 부모가 아들이 정신적으로 이상한 점을 일찍 발견해 모종의 조치를 취했었다면 하는 결과론적인 아쉬움을 갖게 한다. 자식 하나 잘되는 것을 희망으로 삼아 아침부터 밤까지 세탁소 일을 하며 자식을 돌볼 틈이 없었던 이민 1.5세대의 실상이 느껴진다. 혹은 정신과 의사든, 카운셀러든, 친구든 누군가가 꾸준히 그를 주시하고 돌볼 수 있었다면 이런 비극은 막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살아생전 행동을 보면 전형적인 우울증 증세 내지는 정신 병력에 해당되는 징후들을 보였던 걸로 보도되고 있다. 친구 하나 없고, 동급생들이 말을 시켜도 대답조차 안할 때가 허다하고, 여학생들에 대한 집요한 스토킹까지 비정상적인 증세들이 곳곳에서 포착되는데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조치들이 취해지지 않았던 게 오늘의 비극을 불러들였다.
제2, 제3의 조승희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 미국도 어떤 조치를 강구해야 할텐데, 국회 내에서 무기업자들의 정치로비가 워낙 막강하고, 정당방위라는 목적으로 오래 전부터 개인의 총기소지를 허용한 나라이다 보니 하루아침에 총기 관련법을 뜯어고칠 수도 없을 테고, 언론의 보도대로 이 문제가 다음 대선 쟁점 중의 하나가 될만하다.
결국 대학 측이 문제 학생들을 지도하고 상담하는 카운슬러 제도를 더욱 더 활성화시켜야 할테고, 바쁜 이민가정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정신적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녀에 한해서는 부모의 끊임없는 관찰과 지도가 필요하다는 원칙론적인 얘기로 귀결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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