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말을 듣게 하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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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을 듣게 하려면
다른 사람이 내 말을 듣고, 내 희망대로 행동하거나 나의 이해관계에 어긋나지 않게 반응해 준다면 사는 게 편할 것이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설득력이자 리더십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하지 못하는 데서도 알 수 있듯 남을 나의 이해에 맞게 움직이게 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순하기 이를 데 없어서 무슨 말을 해도 먹힐 것 같은 자식도 사춘기가 되면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눈치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제 자식도 맘대로 안되는 게 세상 일이다.
타인이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게 하는 첫 번째 조건은 싫은 소리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부인이 요리를 못한다고 타박을 주거나, 남편이 청소를 깔끔하게 하지 못해서 먼지가 카페트처럼 깔려 있다고 해도 잘 한다 잘한다하고 달래야 일을 계속 시키고, 밥도 얻어 먹을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하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머리 좋은 남편이 일부러 청소를 못해서 다시는 시킬 생각이 들지 않게 한다는 농반진반의 얘기도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절대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든가, 자기가 얘기한 것이 맞다고 우기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원칙을 따져서 옳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게 어른들이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역시 기대치이다. 사실 작심하고 말을 거스르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은 “왠만하면 해주고 싶었다”는 것이 말을 너무 듣지 않는 상대방이 흔히 하는 말이다. 왠만하지 않으니까 할 수가 없거나 해주고 싶지 않아서 안 해 준다. 물론 여기서 “왠만하다”는 말은 우주의 기원을 알아내는 방정식보다 복잡하다. 사람마다 다르고, 그때 그때 기분마다 다르다. 이걸 파악하는 것이 서로 적응하는 과정이다. 왠만함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상식이나 논리적인 지식을 다 벗어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그 말을 할 때 어떤 의미였는 가만 생각해야 한다.
세 번째는 부탁하는 심정이어야 한다. 반찬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투정을 하는 대신 “이렇게 해주면 안될까?”하고 부탁을 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가 지적받는 느낌을 덜 가진다. 여기서 “내 입맛이 좀 까다로워서”라는 식으로 토를 달면 더 좋다. 상대가 잘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문제가 있어서 잘 맞지 않는데 좀 맞춰달라는 식이 되니까.
상하관계가 분명하거나 해야 할 일이 확실하면 이런 식으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살다보면 애매모호한 관계에서 규정상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지만 나를 위해서 해주면 더 좋을 때가 많다. 그때는 뇌물이나 조폭을 동원해서 윽박지르기 보다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길을 찾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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