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는 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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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느냐는 질문은 인류에게 오랜 철학적 질문이었다. 젊은 시절에는 복잡한 철학책을 읽고 태어난 의미, 삶의 의미를 고민하며 밤을 지새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서는 자녀들이나 20대의 젊은이들에게 그런 질문을 받으면 뭐라 해야할지 난감하다. 사실 하루 하루 살다보면 그런 생각할 겨를도 없는데 그런 질문 받으면 거꾸로 내가 너무 일상에 파묻혀서 살았나 하는 자문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 하루의 삶, 구체적인 삶에 몰두하게 되고 추상적이고 큰 의미는 멀어져 가는 걸 느낀다.
사람이 40을 넘으면 뭔가 반환점을 돌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 이전까지는 뭔가 하나라도 더 이루고 얻으려고 노력하지만, 40을 넘으면 자기 분수를 알고 그 분수를 잘 지켜나가려고 한다. 거창한 것을 버리고 일상의 소소한 것에서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필자의 경우에도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것인가를 고민하다가 거창한 꿈을 버리고 단순하고 소박한 꿈을 가지고 그것을 위해서 살기로 했다. 그 꿈이란 지금 초등학생인 딸아이가 결혼을 할 때, ‘멋있고 건강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결혼식장에서 행복한 마음으로 신부입장을 하자’는 것이다. 아내에게 얘기를 했더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지만 그렇게 볼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40대 사망률이 유난히 높은 우리 나라 남자들의 운명을 생각하면 그 나이까지 건강을 유지하는 건 많은 노력과 삶의 가치관, 우선순위를 건강에 맞추지 않는 한 불가능한 목표이다.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하고, 건강의 가치를 몸으로 알아야 동기부여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이나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나이듦에 대해서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그 나이에 맞지 않는 주책을 부리지 않아야 멋있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젊었을 때의 멋이란 잘 생기고 예쁘거나 명품을 좀 몸에 두르고 있으면 얼추 가능하겠지만 나이 들어서의 멋은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행복한 마음이 되려면 그 순간에만 도취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딸아이와 나하고만 사이가 좋아서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가족에게 다 신경을 써서 평화로워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내 삶을 인정하고 즐길 수 있어야 딸아이를 ‘딸 도둑놈’에게 흔쾌히 건네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추상적인 의미에서의 삶의 의미와 목표를 가지고 씨름하거나, 아파트 평수나 통장의 돈 같은 반대 극단의 세속적인 목표를 넘보며 살아 왔다. 이젠 그런 것에서 벗어나서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내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다. 이게 나이듦의 선물이 아닐까?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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