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 속의 청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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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자아가 생기는 것은 다른 사람의 반응을 통해서이다. 어린 아이는 자기가 누군인지, 어떤 사람인지 아무 것도 모른다. 하지만 엄마가 ‘오, 우리 착한 아가’라며 안아주고 젖을 주면 자기가 잘난 사람인 줄 안다. 그리고 아빠가 ‘이 녀석, 항상 말썽만 부리는 구나!’라고 야단을 치면 자기가 말썽꾸러기인줄 안다. 그러다가 이런 여러 가지 평가들이 하나로 뭉뚱그려지면서 자기 나름의 느낌이나 생각이 만들어지면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자기 정체감이 형성된다.
이렇듯 다른 사람의 시선은 사람의 인생에서 보면 태초부터 그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다보니 타인의 시선이 마음 속에 항상 살아 있어서 실제로는 보는 사람이 없어도 ‘다른 사람’을 의식하게 된다. 여기서 다른 사람은 실제의 다른 사람과는 좀 차이가 있다.
상상 속의 청중은 어린 시절, 특히 사춘기 시절에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다. 그 시절에 거울보며 가수나 영화배우가 된 양 온갖 폼을 잡아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이 든 사람들은 제임스 딘이나 최민수 처럼 반항아처럼 행동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봐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청소년들이라면 멋진 춤을 추는 비보이나 이기적인 몸매를 지녔다는 전지현을 동일시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봐주기를 바랄 것이다.
상상 속의 청중은 현실 세계와는 다르다. 그래서 나이가 어느 정도 먹으면 상상 속의 청중이 아니라 실제 현실 세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반응을 잘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심한 왜곡이 생겨서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타인의 시선을 항상 의식하는 사람들을 보자. 그 사람들은 남들이 자기의 부족한 점을 다 알아차려서 자신을 욕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사회공포증에 시달리게 된다.
타인이 자신을 인정머리 없는 야박한 사람으로 본다고 생각하면, 터무니 없는 요구나 부탁도 거절하지 못하게 되어 주변 사람들의 봉이 된다. 이를 이용해 먹는 남들은 좋아하겠지만, 가족이나 그 사람을 정말 아끼는 사람들은 안타깝고 답답해서 복장이 터질 지경이다. 만약 이런 사람들이 회사의 경영자거나 국가의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으면 그릇된 현실인식으로 인해서 잘못된 투자나 정책을 펴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게 된다.
상상 속의 청중의 시선 만을 의식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그토록 다른 사람을 의식하면서도 실제 자기 주변에서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의 말은 전혀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걸 남을 의식해서 하면서도 남의 말은 전혀 듣지 않는 고집쟁이가 된다. 이런 점에서 주변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현실적인 자기 인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성숙한 사람이라고 할 만하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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