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세계는 왜 뒤처졌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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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번스타인이 쓴 책 ‘부의 탄생’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있다. ‘20세기 초의 시점에서 보면(중략), 이슬람을 ‘후진적’이라고 규정해버리기가 너무 쉽다. 그러나 시계를 5백 년이나 1천 년 정도 되돌려보면(중략) 정반대인 거울 이미지를 보인다. 즉, 궁핍하고 후진적인 어중이떠중이 기독교 국가들을 금방이라도 괴멸시킬 것처럼 보이는 활력 있고 강력한 이슬람 문화가 보인다.(중략) 오스만제국의 절정기에는 규모나 힘, 문화적 업적, 과학적 정교함 등의 면에서 이 제국에 버금가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었다.
오스만의 부상 이전에도 아랍의 천문학은 세계에서 견줄 만한 데가 없었다. 11세기에(중략) 이븐 알하이삼(Ibn al-Haytham)은 유럽의 암흑시대에 어느 누구보다 더 탁월하게 광학과 천체에 관한 이론을 정식화했다.‘(390쪽) ’초기 이슬람 필경사들은 중국으로부터 종이 기술을 도입하여 더욱 발전시켰다.(중략) 아랍인들은 혁명적 개념-자릿수 채우는 용도로서의 영(零)의 개념-을 담고 있는 수 체계를 인도로부터 도입했다. 이 영 개념이 없었다면 거의 모든 수학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중략) 그리스인들이 기하를 발명하고 유럽인들이 산술을 발명한 것과 똑같이 아랍인들은 알-자부르(al-jabr) 즉 오늘날 말하는 대수를 발명했다.‘(391쪽) 이처럼 과학문명의 발달에 있어서 세계 최첨단을 걷던 아랍세계는 17세기부터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그럼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 번스타인은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한다. ‘15세기경 이슬람 학자들은 코란의 해석을 동결시켰다. 타클리드라는 이 가르침은 코란에 대한 이전의 해석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규정하고 장래에 있을 어떤 해석도 차단했다. 이 조용한 재앙은 역동적인 사회적ㆍ경제적 힘이 되어 이슬람을 불구화시켰다.(중략) 본래부터 외부 세계에 어떤 호기심도 없고 자신의 가정에 대해 도전할 의지도 없는 사회는 혁신하지 않는 사회다. 혁신하지 않는 사회는 진보하거나 번영할 수 없다.
‘(395쪽) 사실 인류의 역사는 과학 발달의 역사이고, 과학발달은 반증을 통해서 이뤄져왔다. 그 반증을 ‘타클리드’라는 가르침을 통해 제도적으로 금지했으니 아랍세계의 발달은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아랍세계의 오늘날 실상인 셈이다. 이런 교훈은 우리로서도 깊이 되새겨볼 일이다. 특히, 경제학의 경우가 그렇다. 경제정책 선진국에서는 이미 폐기처분한 생산함수에 매달려 잠재성장률을 추정하고 그걸 바탕으로 경제정책을 펼치고 있으니 말이다.
21세기 경제학 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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