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산하기관, 무엇이 문제인가 |
|
지난 6월 20일 감사원은 95개 정부산하기관을 대상으로 경영혁신추진실태를 감사한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임금을 편법으로 크게 인상하고, 규정에도 없는 복리후생비를 지급하고, 출근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임금을 지불하고, 불필요한 해외사무소를 운영하고, 청탁에 의해 직원을 특별 채용하는 등 방만한 경영이 극에 달했다는 것이다. 경영을 모두 공개한다는 정부산하기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감사원은 물론이고 국회까지 그 경영을 감시하고 통제하는데 어쩌다가 그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그뿐만이 아니다. 소속 정부부처는 산하기관의 예산과 인사 등에 대해 직접적인 통제권을 쥐고 있다. 감사원이나 국회보다 훨씬 강력하게 감독할 수 있는 입장인 것이다. 사정이 이럴진대 어쩌다가 그런 일이 발생했을까? 그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정부산하기관의 최고 경영자는 물론이고 고위직까지 소속 정부부처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는 데에 그 이유가 있다. 사실, 공무원이 퇴직한 후에 자신이 취업할 곳이라면 당연히 그 산하기관을 더 높은 월급, 더 나은 후생복지, 더 안정적인 직장으로 만들려고 들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정부산하기관은 구조적으로 방만한 경영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처지인 셈이다. 그럼 이런 구조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을까? 다른 방법이 없다. 정부산하기관을 최대한 억제하는 수밖에. 아니, 통폐합하거나 민영화하여 그 폐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살펴보면, 공영화를 추진하는 나라는 쇠망의 길로 들어섰었고, 민영화를 추진하면 그 국가는 다시 회생하곤 했다. 영국이 그런 대표적인 나라이다. 민영화나 공공부문 통폐합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일인 셈이다.
세계대전 직후 영국은 공공부문을 확장한 것은 물론이고 대기업까지 국영화에 나섰었다. 심지어는 이런 농담이 지금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였다. 화장실에 간 처칠이 멀리 떨어져 볼 일을 보자, 당시 영국수상이 ‘화장실에서까지 그럴 필요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당신은 큰 것만 보면 모두 국영화시키려고 하지 않느냐’고 되받았다. 결과적으로 영국은 낮은 성장률과 높은 실업률로 상징되는 ‘영국병’에 걸렸고, 1976년 말에는 외환위기까지 겪어야 했다. 그 바람에 철강, 조선, 자동차 등 기간산업이 모두 초토화되는 결과를 빚었으며, 그 노동자는 거의 모두 해고를 당해야 했다. 이런 참혹한 결과를 겪은 뒤, 영국은 대처수상이 집권한 뒤부터 강력한 민영화 정책을 펼쳤고 지금은 경제호황을 장기간 누리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도 영국의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닐까?
21세기 경제학 연구소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