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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경기부진의 비상탈출구는 어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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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벌써 5년 가까이 연평균 4% 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이런 실적은 세계경제의 평균 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한다.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는 다른 여러 나라들에게 계속 추월당하고 있는 셈이며, 이것은 매우 중요한 경제적 의미를 품고 있다. 즉, 우리나라를 추월한 나라들이 우리 해외시장은 물론이고 국내시장까지 빼앗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그것이 아주 느리게 진행됨으로써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 따름이다). 만약 이런 진행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경제파국을 부를 것이 빤하다. 다른 나라들의 역사적 사례들이 이 점을 명확하게 증명한다.
예를 들어 파키스탄은 우리나라가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했던 당시에 모델 국가로 삼았던 나라이고, 필리핀은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너무 커서 그 대상에서 제외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필리핀 국민소득은 이제 우리나라의 1/10에도 미치지 못하고, 파키스탄은 1/20에도 미치지 못한다. 불과 50년 사이에 소득격차의 변동이 100배 이상 발생할 정도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셈이다. 이런 사실은 경제성장이 정체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우리 시장을 다른 나라에게 빼앗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보여준다. 지금 우리 경제는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셈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현재와 같은 4% 대의 저성장에서 벗어나, 6%나 7% 대의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야 한다. 즉, 앞에서는 경기를 부양할 정책을 펼쳐야 하고, 뒤에서는 경쟁력과 성장력을 계속 확충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도 앞뒤로 두 개의 기관차가 필요한 셈이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6% 대 혹은 7% 대의 높은 성장률을 장기간 지속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만약 경쟁력과 성장력을 확충하지 않고, 경기만 살려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경우에는 높은 성장률이 오히려 더 큰 경제재앙을 예비한다. 김영삼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가 그걸 여실히 보여준다. 김영삼 정권이 정책적으로 만들어냈던 호경기가 결국은 외환위기로 귀결되었듯이 말이다.
그런데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서겠다는 정치인들은 경쟁력과 성장력을 확충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경기 살리기에만 매달려 있다. 모두 국가경제를 파국으로 몰아가자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일까? 아니다. 성장력과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주면, 아무리 경기가 호조를 보여도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파국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성장력과 경쟁력을 확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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