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력과 경쟁력 향상의 첩경, 공공부문 축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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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공공부문을 매년 5%씩 축소해가면 성장잠재력은 매년 2% 이상 올라가고 이에 따라 국제경쟁력도 계속 향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사실은 1980년대 초반의 경제상황이 여실히 증명했다. 1980년에 국내경기는 석유파동과 정치적 격변을 맞아 급속히 하강했었다. 정부는 경기하강을 어떻게든 막아보겠다고 재정지출을 35.7%나 증가시켰지만, 이 해의 성장률은 -2.1%까지 추락했었다. 그 다음해에도 재정지출을 29.4%나 증가시켰고, 성장률을 일단 6.5%까지는 끌어올렸다.
그러나 그 결과 물가상승률은 매년 20% 대를 넘어 30%를 육박했다. 국제수지 적자는 수출총액의 30%를 웃돌았는데, 이 규모를 2006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무려 1천억 달러가 넘는다. 경기부진 속에서도 엄청난 경기과열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불과 2년 사이에 재정지출을 75.6%나 증가시켰으니 경기과열이 나타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1981년 말에는 10년 전인 1997년처럼 외환위기가 발생하여 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고 IMF의 경제신탁통치를 받아야 했다. 우리 경제에 대한 통제권을 거머쥔 IMF는 긴축정책을 강요했고, 우리 정부는 그걸 받아들여 1982년 재정증가율을 3.5%로 억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재정지출이 줄어들면 경기가 빠르게 하강하리라던 당초 우려와는 달리, 1982년 성장률이 7.2%로 오히려 크게 올라갔다. 이런 경험은 1983년 재정증가율을 5.9%로 억제하게 하였고, 그러자 성장률은 다시 10.7%까지 상승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물가도 한 자리수로 떨어졌고, 국제수지도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갔다. 더 놀라운 사실은, 당시에는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석유파동의 영향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었던 상황에서 이런 경기호전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1990년대 중후반의 경제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당시 김영삼 정권은 모처럼 나타난 경기호조를 지속시키기 위해 1995년 재정지출을 42.5%나 증가시켰다(대여금 순계기준). 그러자 어김없이 경기과열 현상이 나타났고, 1996년 국제수지 적자는 무려 256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때에는 1980년대 초와 다르게 물가는 비교적 안정되었었는데, 대외개방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물가가 조금만 올라도 값싼 수입품이 물밀듯이 몰려왔기 때문이었다. 어떻든 1997년 말에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IMF의 구제금융 또 받아야 했다. 1980년대 초와 똑같이 경제신탁통치를 받아야 했고 결국 긴축정책을 펼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1999년 성장률이 9.5%에 이르렀다.
21세기 경제학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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