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토피아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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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축구대회 한일전이 끝나고 방송된 MBC 스페셜 ‘미라이(미래) 그룹의 유토피아 경영’편은 정말로 흥미로운 프로그램이었다.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에 방영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는데, 못 본 사람들을 위해 한 번 더 앵콜 방송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영학의 새장을 써야할 것 같은 유토피아 경영이란, 일단 가장 중요한 게 70까지 종신고용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5년에 한번씩 전 직원을 해외여행 보내주는 경비가 약 70억쯤 된다는데, 재미있는 것은 아시아냐, 유럽이냐, 아프리카냐, 행선지를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고 한다. 휴일은 다 놀고, 퇴근도 4시 30분쯤 정확히 시킨다고 한다.
‘야마다’ 회장은 출근하면 사원들을 독려하거나 간섭하기는커녕 자신의 사무실에 연극 포스터를 붙이고 떼어 내는 게 일과인데, 젊었을 때 연극 무대감독 출신이었던 그는 퇴근 후 취미로 극단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극단을 후원하는 일도 하고 있다.
그는 사원들에게 일하지 말고 놀라고 강조하는데, 대신 생각을 많이 하라고 강조한다. 즉, 창조경영을 중시한다. 그 회사는 한달에 한번 아이디어 발표회의를 하는데, 많은 돈은 아니지만 매번 포상을 해준다고 한다. 그렇게 나온 아이디어로 특허등록만 수천 건, 전 세계에서 특허신안을 가장 많이 받아놓았다고 한다.
이 회사의 가장 히트는 인사방식에 있다. 승진검사를 하는데, 천으로 덮여진 쟁반 같은 것을 갖고 오길래 도대체 무슨 용도인가 싶었는데, 천을 벗기니 각자 사원의 이름을 적어서 접은 종이가 쌓여있었다. 야마다 회장이 갑자기 선풍기를 켜더니 아 글쎄, 바람에 가장 멀리 나간 종이를 주워서는 이 사람이 과장으로 승진됐다는 것이다. 그 대목에서 정말이지 유쾌하게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인간의 능력은 거기에서 거기니 크게 믿어주고 스스로가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면 자율적으로 일을 할 것이라는 야마다 회장의 인본주의 경영이 절정에 이르는 대목이다. 또 때로는 볼펜 넘어지는 방향으로 승진을 결정하기도 한단다. 물론 승진을 했다고 해서 봉급이 크게 차이 나는 것은 아니다. 승진하는 게 이렇게 운으로 결정되다보니 사원들끼리 별다른 알력도 없고, 인사 스트레스도 전혀 없다고 한다. 승진심사는 단지 재미있는 게임일 뿐이다.
전국에 30여개의 지사가 있는데, 야마다 회장이 가본 곳은 불과 5개 정도, 그런데도 공장들이 알아서 잘 굴러가고 있다니 믿음과 자율의 신경영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쏟아지고 있다.
공업용 공구 등 제조업을 하고 있는 이 회사는 월급이 특별히 많은 것도 아니고, 능력에 따른 성과급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일본의 젊은이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어 하는 꿈의 회사로 부각됐다던데, 비정규직 고용문제로 촉발된 이랜드 사태를 보면서 70까지 종신고영을 보장하는 일본 기업의 유토피아 경영이 참으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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