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 워 논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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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출신인 심형래 감독이 제작한 ‘디워’라는 SF영화가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관중동원 면에서도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중이지만 이례적으로 같은 영화인들에게 몰매를 맞았다.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 보면 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 일에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그런데 개봉한지 며칠 되지도 않는 영화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을 가했다. 인터넷의 인심은 또 달라서 비난 발언을 한 영화인들이 아주 심하게 몰매를 맞고 있다.
필자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서 영화 자체에 대한 의견은 말하기 어렵지만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의 저변에 깔린 심리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남 잘 되는 것 못보는 못난 사람들의 질투라는 의견에서부터 광주를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의 화려한 비상을 통해서 대선 정국에 영향을 주려했던 정치세력의 조직적인 반격이라는 음모론적인 시각까지 매우 다양하다.
비판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컴퓨터 그래픽과 같은 외양은 화려한데 내용이 없고, 구성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또 동정심이나 애국심에 기대는 마케팅 방식에 불만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러 수 백만명이 몰려드는 것이 이해가 안 되고, 그런 일은 한국이니까 일어나는 일이며 그 관객들이 매우 천박한 문화적 소양을 지니고 있다는 식이다.
왜 사람들은 그리도 ‘천박하게’ 이런 영화나 보고 있는 것일까? 필자가 보기에는 IMF 이후 생긴 한국인의 특별한 심리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큰 사건을 겪으면 원하지도 않는데 그 일이 자꾸 생각나서 괴롭다. 심지어는 꿈에서까지 나타난다. 가슴이 뛰거나 손에 땀이 나는 등의 신체증상도 생긴다. 이런 현상을 외상후스트레스장애라고 한다. 성수대교 무너지는 곳에 있었던 사람이 다리가 무너질까 두려워하고, 다리 근처에도 못가는 현상이 바로 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다.
IMF는 한국 사람들의 모든 것을 다 바꿔놓았다. 현대 자동차 노조원들이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심하게 쟁의를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IMF때 보니 인정사정 없이 다 잘리더라. 뭔가 얻을 수 있을 때 다 얻자’는 것이란다. 젊은이들은 안정된 고용을 보장하는 공무원이나 공사에 입사하는 것이 꿈이다. 인기 있는 배우자도 전부 안정된 직장을 가진 사람들로 바뀌었다. 이런 저런 구설에 휩싸이는 대선후보의 인기가 떨어지지 않는 것도 경제를 살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이런 심리에서 사람들은 우리의 한계를 딛고 일어선 사람들에게 열광하고 영웅만들기를 한다. 거짓말을 했던 황우석 교수에게 아직도 일말의 동정심을 갖고 있다. 심형래 감독의 영화에서도 이런 희망을 보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게 아닐까? 누가 이들에게 천박하다고 돌을 던질 것인가?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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