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로 떠난 파파로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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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테너 중의 한사람인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71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우리나라에도 몇 번 다녀간 적이 있었는데, 잠실 체육관에서 공연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는 잘 공명이 돼서 뒷자리까지 무리없이 들렸었다. 속으로 ‘역시 파바로티야’ 하면서 감탄했었던 기억이 아련하다.
세 테너 중에 외모는 플라시도 도밍고에 호감이 가고, 인간적인 면은 호세 카레라스에, 그리고 성량이나 목소리만큼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런 그가 숱한 명반을 남기고 이제 유명을 달리했으니, 새삼스레 인생이나 인기가 덧없다는 생각이 든다.
간간히 외신을 통해 날아 들어오는 그의 모습은 살이 점점 더 쪄서 보기가 민망할 정도이다 내지는 35년 동안 해로해온 부인과 이혼하고 30세 연하 미모의 여비서와 재혼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생각난다.
그래도 35년을 함께한 부인과 남남이 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그 젊은 여비서가 어지간히 좋았나보다 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의 사망소식을 듣고는 결과적으로 짧을 수밖에 없었던 파바로티와의 결혼생활을 재혼한 젊은 부인은 후회했을까, 아니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만족했을까 궁금해진다. 또한 사후에 나오는 인세는 누구에게 가게 되는지 세속적인 관심도 고개를 드는 게 사실이다.
아무튼 세계적인 테너가 영원히 잠들게 됐고 우리는 더 이상 음반이 아닌 실제로는 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었다. 뉴욕에서 췌장암 수술을 받고는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는데, 이 췌장암이라는 게 가장 예후가 좋지 못하다고 한다.
3년 전 가을에 돌아가신 나의 어머니 역시 췌장암이셨는데, 병명을 안지 두 달 만에 운명을 달리하셨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탤런트 김주승 씨도 췌장암과 신장암으로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을 보면 다른 어떤 암보다도 발견이 어렵고, 또 치유도 힘든 것 같다.
파바로티는 갔지만 그의 주옥같은 명곡들은 음반으로 계속해서 전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릴 것이다. 그의 노래 중 특히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아리아 ‘공주는 잠 못 들고’는 압권이라고 생각한다. 그 밖에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푸니쿨리 푸니쿨라’, ‘오솔레미오’ 같은 이탈리아 가곡들을 비롯해서 ‘남몰래 흐르는 눈물’, ‘생명의 양식’ 등등 보석 같은 노래들이 남아 죽은 자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생명, 그리고 인기라는 게 정말 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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