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아와 망상적 가상 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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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한 영화 감독인 구로자와 아끼라 감독은 1952년 라쇼몽이라는 작품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곰 상을 타서 패전으로 실의에 빠진 일본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라쇼몽의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일본의 한 사무라이가 부인과 함께 숲 속을 지난다. 그런데 강도를 만나서 사무라이가 죽었다. 나중에 그 강도가 잡혀서 재판을 받는다.
거기서부터가 이 얘기의 주제가 전개된다. 강도, 부인, 무당을 통해서 나타나는 죽은 무사가 모두 자기 관점에서 얘기를 하는 것이다. 거의 유사한 상황인데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세상에 객관적인 진실은 없고 주관적인 세계관에 비친 그림자만 존재하는 것처럼 들린다.
현실에서도 그런 예가 많다. 요즘 신문지면을 온통 뒤덮고 있는 신정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도대체 뻔한 거짓말도 너무 버젓이 한다. 진행과정을 옆에서 가만히 보면 이 사람의 마음이 거짓임을 알면서도, 마음이 캥기면서도 그렇게 거짓말을 하기 보다는 정말 믿고 있는 것 같다. 세상의 일반적인 진실과 거짓의 규범이 적용되지 않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 세계의 법칙으로 보면 자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믿고 있는 것 같다. 몸은 우리와 같은 세계에 살고 있지만 정신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피해망상이나 과대망상에 빠져 사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얼마 전 개봉한 뷰티풀 마인드라는 영화에서도 이런 현상이 잘 나타나고 있다. 정신분열병에 걸린 천재 수학자가가 그동안 쭈욱 경험했던 것이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사람만 경험한 환각, 망상이었던 것이다. 그가 했던 일, 살았던 세상은 다른 사람들의 세상과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이를 망상적 가상(가짜)사회(delusional pseudocommunity)라고 한다.
이런 현상은 한 개인에게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집단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이나 군국주의 일본에서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21세계에 김씨 조선 왕조를 지탱하고 있는 북한이 그렇다. 교주를 비롯해 모든 신도가 집단 자살한 인민사원 같은 사이비 종교집단도 마찬가지이다. 그 정도라고 할 순 없지만 일반적인 사회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집단도 많다. 국민여론과 동떨어진 판단을 하는 기업이나 노동단체, 종교집단, 정치나 정부조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슨 일이 생겨도 타인의 비난을 오히려 자랑이나 훈장으로 삼는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이런 조직이나 사람이 국가의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다면 국민들이 매우 힘들 것이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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