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아 사건을 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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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씨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뉴스로 온 나라가 뜨겁다.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다는 물증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진주 목걸이로 밝혀졌다는데, 검찰은 신용불량자인 신정아 씨에게 변실장이 아예 카드를 쓰라고 맡긴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제기를 하고 있다.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가 강한 여자의 거짓놀음에 잘 나가던 엘리트 공직자 인생이 한방에 와르르 무너져 내린 셈이다. 달리 생각해 보면 변실장은 그녀 신정아를 진심으로 사랑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지위가 높은 남성일수록 내면의 외로움은 높아진다고 한다. 누구에게 속마음을 쉽게 터놓을 수도 없고, 업무와 자리에서 오는 중압감은 커지기만 하고 그럴 때 얘기가 통하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여성을 만나면 정신없이 빠져든다고 한다.
린다 김에게 로맨틱한 연서를 보냈던 전 국방부 장관이나 이번 사건의 핵심이 된 변실장이나 모두 머리가 희끗희끗한 초조의 신사들인데, 여자 문제로 결국은 불명예스럽게 공직생활을 마감하게 되었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그 부인들의 심정은 과연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디를 가나 온 국민이 그 얘기를 하고, 자신은 남편 뒷모습을 볼 기회도 손꼽을 정도였는데, 남편이라는 사람은 부적절한 관계의 여인에게 백통이 넘는 비밀스러운 이메일을 보냈을 뿐더러 고가의 보석을 사줬다니 그 참담함이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도 정작 사건의 핵심인 신정아 씨는 아직까지도 자신이 예일대를 나온 게 틀림없으며, 침대 밑에 숨겨둔 현금이 많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다니 정신과 의사의 표현대로 자신의 망상을 굳게 믿어버리는 단계에 온 것일까? 그런 여자를 위해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는 청탁이나 기금모금에 앞장섰던 권력실세가 있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한가지, 과열양상까지 보이는 보도경쟁으로 여기저기에서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녀의 소위 누드사진까지 게재한 신문은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학력위조로 하고 여러 사람을 속인 범법자라고 할지라도 누드 사진을 실은 건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이다. 언론의 ‘까발리기식’ 경쟁에 시달려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 얘기로는 당해보면 피눈물이 난다고들 하든데, 파헤치는 것은 뭐라 할 수 없지만 그러나 지킬 것은 지키는 페어플레이가 기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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