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치 않은 미국의 경제상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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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가증권에 대한 해외투자자의 순매도액이 지난 8월 1,630억 달러에 달해 최고기록을 갱신했다고 언론은 전한다. 그 전의 최고기록이 2001년 3월의 423억 달러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전 최고기록을 무려 네 배 가까이 갱신했으므로. 만약 이런 기록적인 해외유출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면, 미국경제는 심각한 경제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내 소득과 자산의 해외 이전은 당연히 국내소비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 경우에는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미국 내 자본의 해외유출은 달러 매각을 의미하고, 그 매각은 달러의 공급증가를 의미하며, 공급이 증가하면 달러화는 떨어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달러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면, 미국내 투자는 환차손을 부를 것이 빤하여, 해외자본의 미국탈출은 더 가속화될 것이다.
미국이 2006년에 무려 8천억 달러를 훨씬 넘어서는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어도 달러 가치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해외자본의 국내 유입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역전될 조짐을 보인 것이다. 만약 해외자본의 미국 탈출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미국은 심각한 외환위기를 겪어야 할 것이며, 이것은 전 세계로 전염되어 세계적인 금융혼란을 일으킬 것이다. 그러면 세계경제가 위기상황에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혹시 미국이 정책적 해법을 찾아내지 않을까? 이자율을 높여서 달러화를 강세로 전환시키면, 현 난국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환차익을 노린 해외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될 것이고, 해외자본의 유입은 해외소득의 국내이전을 의미하므로 국내소비를 촉진시키며, 아울러 해외자본의 유입은 주식시장 등 증권시장을 호조로 전환시킴으로써 통화증가 효과가 나타나 미국 경기를 상승시키지 않을까?
그러나 이자율을 높이면 경기가 먼저 하강하기 마련이다. 경기가 하강하면 미국 내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자본의 투자수익률은 낮아지며, 수익률이 낮아지면 해외자본이 유입될 이점은 사라진다. 그렇다면 경기를 상승시키기 위해 이자율을 낮추면 어떨까? 이 경우에는 해외자본의 수익률은 낮아지고, 이에 따라 해외자본의 유출은 더 촉진될 가능성이 높으며, 그러면 경기는 하강압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한 마디로 말해서, 미국은 지금 이자율을 높일 수도 낮출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으며, 정책적 선택수단이 거의 없는 셈이다.
21세기경제학 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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