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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는 현재의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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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을 보면 한 가지 차이가 있다. 잘 나가는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자기의 과거를 인생의 일부로 기꺼이 받아들인다. 반대로 안 되는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것을 보잘 것 없다고 여긴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온 자기의 과거를 부끄럽게 여기고 좋았던 것조차 자기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걸 주저한다. 한마디로 그나마 있는 것도 현실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자신을 위해서 쓸 수 없게 된다. 박탈감은 커져가고 그 결과는 심한 좌절감이라는 마음의 상처이거나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감이다.
진료를 하면서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좋아졌다고 본다. 기억나지 않던 좋은 일들이 생각나기 시작하고,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지만 곰곰이 따져보니 사실은 스스로 자신을 도우려는 사람들을 멀리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과거의 원수들과 화해해야 한다. 그 원수는 자기를 왕따로 만들어 학교 생활을 제대로 못하도록 한 나쁜 친구일 때도 있지만, 때로는 가장 가까워야 함에도 서로 마주치고 입만 열면 상처를 주는 엄마거나, 학비 대주고 용돈 주지만 그 반대급부로 받아야할 인정과 존경을 권위주의나 가정 폭력 같은 안 좋은 기억으로 바꿔간 손해 보는 장사를 한 아버지일 때도 있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되지 않는 것처럼 한 번에 감동적인 드라마와 같이 마음 속에서 화해를 하는 일은 드물다.
미웠다 덜했다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미움이 그 힘을 잃고 서로를 받아들이고 현실적으로도 화해를 한다. 그리고 그 미움의 가장 큰 희생자는 사실은 자기 자신이고 그토록 미워한 마음 속의 그 사람들은 내 마음은 아랑곳 없이 잘 살기 때문에 혼자 바보짓했다는 자책을 한다.
조금 부족한 자기를 받아들이고, 마음 속의 원수들이 사라지면 드디어 자기를 사랑하고 돌볼 에너지가 남는다. 적군과 싸우기 위해서 만든 칼과 총을 녹여서 대지를 경작할 쟁기를 만드는 것처럼 자기를 위해서 뭔가를 하기 시작한다. 남들보다 자기 맘에 드는 일을 하고, 노는 것도 내 맘 편하게 하게 된다. 그토록 지겨워하던 과거를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의 일부이고, 현재 내 모습 중에서 좋은 건 다 나의 과거의 노력을 통해서 만들어진 걸 깨닫는 순간, 과거의 어느 순간에 멈춰서 있던 내 마음 속의 성장과 성숙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솝우화 ‘사슴의 뿔과 다리’에서 사자에게 쫓기던 사슴을 살린 건 그가 야위었다고 보기도 싫어했던 긴 다리였던 걸 잊지 말자.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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