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정성, 큰 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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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감동적인 일을 경험했다. 필자가 운영하는 사회문화센터에서 자주 강의와 회의 때문에 근처 식당에서 밥을 시켜먹는다. 기간이 10년이 되다보니 많은 ‘철가방 총각, 아저씨’들이 거쳐 갔지만 특별한 일이 있었던 사람들은 없었다. 그런데 엊그제 외래 진료를 끝내고 문화센터에 갔더니 직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내 밥은 없고 자기들 것만 먹고 있는 채로. 그렇게 무례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무슨 영문인지 물었더니, 배달하는 아저씨가 미리 가져오면 식는다고 내 밥을 나중에 따로 가져오기로 했단다.
그 얘기가 나오는 순간, 듣는 나나 말하는 직원들이나 다 감동을 받았고, 잠시 숙연한 분위기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배달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좀 이상했을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도 아니고 장사하는 데도 아닌 것 같은데 주 2,3일은 밥을 시켜 먹으니 뭐하는 사람들인가 싶었을 것 같다.
일을 처리하다보면 규정상 정해진 대로만 소극적으로 할 때와 오래 그 바닥에 있었던 사람에게는 다 보이는 자기가 어떻게 해주면 가장 좋을 지에 대해서 알고 그대로 해줄 때 결과는 천양지차이다. 욕먹지 않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규정에 따라서 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변명을 일삼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 어떤지는 너무나도 자주 봐왔다. 반대로 꼭 이렇게 해주지 않아도 되는데도 상대방을 위해서 조금 더 신경써주는 사람들이 하는 일은 정말 원하는 대로 일이 처리되고, 마음도 기쁘다. 아마도 그렇게 일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도 기쁘고 고마움을 느낄 것 같다.
그날은 올 들어 갑자기 추워진 날이었지만 을씨년스런 분위기는 느끼지 않고 힘이 나서 강의를 했던 것 같다. 집에 오는 길에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른 의사들보다 더 실력이 있거나 장점이 많다고 자신할 수는 없어도 성의와 열정은 누구 못지 않다고 자부하며 이 일에 뛰어 들었다. 그러나 10년 세월이 지나는 동안 전문성은 향상되었을 지는 몰라도 “이렇게 해주면 정말 저 사람에게 도움이 될꺼야”하는 마음은 아무래도 줄었지 싶다.
이 자리에서 말과 글로 다 할 수 없는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오늘은 며칠 전의 그 작은 정성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기운을 내고 싶다. 올해가 가기 전에 단 한번이라도 누군가에게 그런 감동을 줄 수 있도록.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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