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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망난 국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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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통령 선거가 목전에 왔다. 다들 이번 선거는 유례가 없다고 한다. 후보도 유난히 많고, 정책보다는 후보의 신상이 주된 이슈가 되고 있다. 국민들이 이명박 후보의 말을 믿지 않으면서도 다른 당 후보의 지지율을 올려주지 않고 있으며 그 때문에 신당의 김근태씨에게 노망났다는 비난을 들었다. 많이 안타까웠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는 이렇게까지 국민의 뜻을 모를까 하는 안타까움이 더 든다.
선거는 기본적으로 국민들에게 표를 얻는 활동이다. 표를 얻으려면 우선 마음을 얻어야 한다. 지역감정이든, 희망의 제시이든, 좋은 정책이든, 감성을 후려치는 호소력이든 뭐든 간에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얻으려면 일단 그 마음을 알아야 하는데 이건 그동안 수많은 매체를 통해서 전달되었을 것이다. 그 마음이란 게 뭔가? 국민은 다 아는데 정치인들만 모르는 것, 바로 먹고 사는 문제이다.
멀쩡하게 사업 잘하고, 직장 잘 다니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나라에서 보조를 받는 생활보호 대상자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들에게 가난은 생존권의 문제이고 직장은 이제는 멀어진 꿈이다. 하루하루가 지옥이고, 가족은 해체되고 있다. 언론에는 명품이나 성형을 위해서 몸을 파는 사람이 많다고 하지만, 정말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그런 길로 들어서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 사람들의 심정은 이렇지 싶다. 지금 며칠을 굶었다. 그런데 밥상 앞의 숟가락에 먼지가 묻었다. 그런 밥을 먹으려면 그 수저를 들어야 한다. 다른 건 상대적으로라도 덜 때 묻은 수저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긴 먹을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러면 먼지가 덜 묻은 수저를 택할 것인가? 아닐 것이다. 밥을 먹을 수 있는 수저를 택할 것이다.
먼지나 때만 해도 그렇다. 예전에 여당후보의 선거자금이 차떼기 당 후보의 1/8 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 그 후보가 8배 더 깨끗해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다. 승자가 모든 걸 가져가는 선거의 속성이나 때 묻을 시간이 조금 더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경선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물의가 있었다. 더 나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개혁은 오로지 남의 눈 안의 먼지에만 해당되는 정치적 놀음처럼 되어 버렸다. 국민연금이나 공무원 연금, 신의 직장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200만원 짜리 노트북(그것도 힘 있는 기관에서 단체로 했으니 일반인이 사려면 도대체 얼마짜리란 말인가?)에 관광목적이 분명한 해외연수와 그만 둔 직원의 자녀가 고용되는 현대판 음서제. 기름값이 올라도 떨어질 줄 모르는 세금 등등 국민의 삶과 직접 관련되어 있는 것들은 개혁 주체의 입에 오르지도 않고 있다.
정동영후보가 BBK에만 매달리지 말고, 공무원 연금 개혁한단 얘기만 해도 지지율이 10%는 오를 것이다. 노조의 무분별한 파업은 법대로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믿음만 주어도, 무조건적 퍼주기 비판에 ‘전쟁이라도 하잔 말이냐?’고 말장난 하지말고 북한과의 적절하고도 현실적인 긴장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선언을 하면 대통령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일 것이다. 그걸 모르고 선거를 하면 '노망난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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