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병 그리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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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는 [우리도 초강대국을 꿈꿔보자]라는 제목의 책을 하나 더 출간하기 위해 집필을 마치고, 경제학자 한 분에게 자문을 구해봤다. 그동안 내 견해를 비교적 우호적으로 받아들였던 그분조차 이 문제에는 부정적이었다. 우리나라는 국토도 좁고 인구도 적으며 천연자원마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우리도 얼마든지 초강대국에 등극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물론 우리 주변에는 인구나 국토 면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큰 나라들인 러시아 중국 미국 일본 등이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세계 패권국가들 중에서 이런 상황에 처하지 않았던 나라가 과연 하나라도 있었던가? 실제로 세계 경제패권을 누렸던 나라들 중에서 우리나라보다 월동하게 컸던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그밖의 패권 국가들은 현재 우리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스는 이웃의 강국인 스파르타는 물론이고 바다 너머 페르시아라는 초강대국과 맞서야 했다. 작은 도시국가로 출발했던 로마는 이웃 도시국가들은 물론이고 아랍세계와 이집트 및 카르타고와도 맞서야 했다. 포르투갈은 당시로서는 가장 선진 국가였던 회교권 왕조들과 맞서야 했으며, 스페인은 앞서나갔던 포르투갈과 경쟁해야 했다. 네덜란드는 무적함대를 거느렸던 스페인과 맞서야 했고, 영국은 네덜란드와 스페인은 물론이고 프랑스 등 유럽의 강대국들과도 맞서야 했다. 동양에서 오랜 세월 패권을 쥐었던 중국은 소수민족인 이민족들에게 자주 침범을 당해야 했고 그 지배를 간헐적으로 받아야 했다. 미국은 식민지배자이자 선진국이던 영국과 경쟁해야 했다.
한편, 천연자원 부존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런데 천연자원의 부존이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조건일까? 그린스펀은 자서전 [격동의 시대]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특히 발전도상국가에서는 풍부한 천연자원이 생활수준을 높이기보다는 감소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결론짓는다. 그 위험은 일명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이라는 경제적 고통의 형태를 취한다(이코노미스트가 1970년대에 이 말을 만들었으며, 네덜란드에서 천연가스 발견 이후 제조업이 겪은 고난을 표현하는데 사용되었다).”(중략)
“천연가스에 대한 외국의 수요가 커지자 네덜란드 통화인 길더의 막대한 매입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달러, 독일 마르크화 그리고 다른 주요 통화와 대비한 네덜란드 통화의 가치를 상승시켰다. 이는 천연가스 이외의 다른 네덜란드 수출품이 세계시장에서 비교우위를 잃고 있음을 뜻했다.”(격동의 시대, 378쪽) 천연자원 부존이 꼭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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