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선거를 한 주 남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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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며칠 있으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통령 선거날이다. 20년 전 직선제가 되었을 때가 기억난다. 당시 유력한 후보들마다 수십만명의 군중을 모아 놓고 연설회를 열어서 세과시를 했고 뜨거운 열기가 온 나라를 뒤덮었다. 그때는 민주세력과 군부세력의 대결구도가 형성되어 선악의 싸움처럼 흘러갔고 국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2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많은 것이 달라져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20세기 이후의 국가의 발전 공식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20세기 초반에는 일부의 식민모국과 많은 식민지국가들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많은 나라가 독립했고 그 당시에는 엘리트 층에 속했던 군부가 정권을 잡았다. 군부와 재벌이 결탁해 부패한 냄새를 풍겼다. 되는 사람에겐 안 되는 것도 없던 시대였다. 억압이 심하면 튀어오르는 힘이 센 것은 물리학에서나 세상살이나 매 한가지여서 군사정권을 뒤엎는 민주 항쟁과 민주 정부수립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이전까지는 그대로 단일한 권력집단이 존재했지만 이때부터는 사회적으로 권력분점현상이 나타난다.
정부와 재벌의 이원구조에서 노조, 관료집단, 일부 이익단체 등이 힘을 얻어 사회를 이끌어 간다. 이쯤이면 과거와 같은 폭압적인 정치는 없지만, 많이 나아지지도 못한다. 요즘처럼 민주주의가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도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주화투쟁이 사회전체를 통괄하는 주제가 아니라 복지나 환경 같은 세분화된 주제로 전이되면서 선과 악의 대립구조도 희미해지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뚜렷이 나뉘기 보다는 이익을 둘러 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악의 척졀이 아니라 합리적인 갈등 조정이 사회를 움직이는 패러다임이 된다.
이런 현상은 이번 선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BBK가 완결된 것은 아니라고 보는 국민들이 많다고 나타나지만 여전히 그 중심에 있는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그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아도 그 일에 별로 관심이 없다. 관심을 갖는 부분은 그가 그런 전력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장을 하면서 큰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점과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부합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처칠의 낙마, 도덕적이었던 카터가 그런 가치를 중시할 것 같은 보수파에게 밀려 레이건에게 패한 것, 인물로는 도저히 비교도 안 되던 고어를 물리친 부시. 이런 선거 결과를 보면 민심이 읽힌다. 아무쪼록 가장 많은 국민의 최대 이익을 대변할 후보가 당선되었으면 한다. 아니, 누가 당선되든 국민의 이익에 복무할 대통령으로 거듭태어나야 할 것이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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