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 보호육성은 만병통치약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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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기업이 있다. 어떤 기업은 빠르게 성장하기도 하고, 어떤 기업은 느리게 성장하기도 한다. 어떤 기업의 생산성은 높은 반면 어떤 기업의 생산성은 낮다. 어떤 기업의 매출액 대비 부가가치 창출비율은 크고 어떤 기업은 작다.
그런데 국가적 자원은 이미 주어져 있다. 인적 자원도, 물적 자원도, 기술적 자원도, 축적자본도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국가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할까? 당연히 생산성이 높은 기업, 부가가치 창출비율이 높은 기업, 국민소득 5만 달러도 버텨낼 기업,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먼저 배분되도록 해야 한다. 이게 바로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는 과정이다.
그럼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이번 대선에 나섰던 유력주자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보호와 육성을 외쳤다. 그러나 모든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겠다는 것은 국민소득 1만 달러를 겨우 버텨낼 기업까지 보호하고 육성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는 정책을 펼치더라도, 국민소득 5만 달러를 견뎌낼 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경제성장이 더 빨라질 수가 있고, 국민들의 경제생활이 더 윤택해질 수 있다.
그럼 어떤 경우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기업에 대한 평가가 정확할 때이다. 어느 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가, 1인당 생산성은 얼마나 높은가, 부가가치 창출비율은 얼마나 높은가, 어느 정도의 국민소득을 버텨낼 수 있는가 등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어야,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재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자본과 기술 그리고 상대적으로 유리한 다른 물적 자원이 기업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고, 그래야 경제성장도 더 빨라질 수가 있다.
그럼 기업평가는 어떻게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할까? 기업평가 전문가들이 이런 일을 잘 해내는 경우일까? 아니다. 인간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불완전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인간보다는 시장이 기업평가를 하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시장은 평가가 잘못으로 드러날 경우 스스로 수정할 수 있으나, 인간은 그걸 거부하는 경향을 보이곤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인간은 차가운 이성과 함께 따뜻한 감성을 가지고 있지만, 시장에는 감성이 없다. 시장은 그저 상황의 변화에 적응할 따름이다.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의 발달이 경제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21세기경제학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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