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듀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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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 해가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시간들이었는지 돌아보면 크게 기뻐할 일도, 또 크게 슬퍼할 일도 없는 무난한 한 해였다. 가슴 뛰는 일은 별로 없었지만 그렇다고 마음 졸일 일도 하루하루 작은 일상들을 소위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맞바꿔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한참 지난 이야기지만, 몇 년 전에 동생이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잃고 투병한 적이 있었다. 그렇게 사투를 벌이고 있을 당시에는 거리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비록 행색은 남루하지만 구슬땀을 흘리며 리어카를 끌고 지나가는 가난한 부부의 일상, 지하철에서 침 흘리며 졸고 있던 학생, 주름이 셀 수 없이 많던 그래서 살아온 나날들의 고단함을 짐작할 수 있었던 촌로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건강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그때 생각에는 “그래, 행복이 별거 아니구나, 그냥 건강한 모습으로 걸어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축복받은 삶이구나.” 라는 마음이 들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동생도 회복되고 다시금 일상에 물들어가면서 그런 소박한 마음을 차차 희석되어 갔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하루 해를 맞을 수 있다면 기타 다른 건 부질없는 욕심이구나 하는 마음에 다시금 욕망과 탐욕이 자리잡아갔다. 그러면서도 때때로 이게 아닌데, 도대체 삶의 본질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걸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문득문득 마음을 스치고 지나갔다. 특히나 이렇게 한 해가 끝나는 시점에는 더욱더 그러하다.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글귀가 하나 있는데, 인간은 살아있는 한 방황하리라는 괴테의 말이다. 고민과 번뇌가 없는 사람이란 무덤에 누워있는 사람들밖에 없을테니, 그러한 번뇌와 방황을 당연한 것이라고 껴안으며 하루하루 열정적으로 살아야할 것 같다. 인간은 종종 거셈 파도를 맞게 되지만 그 파도를 멋지게 탈 수 있는 존재이다 라는 글귀도 생각난다. 크든 적든 살아있는 한은 누구나 삶의 파도와 부딪치게 된다. 문제는 그 파도를 탈 수 있는 자세와 방법을 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고 대통령 선거도 끝났고, 새로운 당선자가 야심차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국민들의 기대도 많고 우려도 많은 게 사실이다. 새해 2008년에는 영민한 쥐처럼 모든 일들을 현명하게 처리해 나가기를 바라면서, 독자여러분들의 가정에도 행운과 번창이 함께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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