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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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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들어설 이명박 정권은 어떻게든 경기를 먼저 살려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국제수지 악화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현재 2천6백억 달러가 넘고, 이게 너무 과다하여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외환을 사들이기 위해 발행했던 국고채 발행액이 230조원에 이름으로써 그 이자를 매년 10조원 이상 지불해야 하며, 이렇게 풀린 돈을 회수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발행한 통화안정증권 발행액도 150조원에 이름으로써 그 이자를 매년 7조원 정도 지불해야 한다. 그렇다면 국제수지가 악화되면 오히려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것은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우선, 국제수지가 악화되면 환율변동이 먼저 일어난다. 즉, 국제수지 적자규모가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환율은 빠르게 상승할 것이 빤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석유 등 원자재의 수입가격이 상승하고, 국내물가도 전반적으로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다. 국내물가가 본격적으로 불안해지면, 수입품의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이고, 환율상승에 따라 일시적으로 커졌던 수출의 가격경쟁력은 다시 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국제수지 적자가 그 적자를 다시 더 키우는 악순환을 일으킬 것이며, 환율은 더 빠르게 상승할 것이다. 또한 물가 상승은 소득의 구매력을 떨어뜨려 소비부진을 부를 것이고, 결국은 내수부진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환율이 상승하면 해외투자는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환율이 달러 당 920원에서 1,000원으로 오른다면, 10억 달러의 해외투자는 투자수익을 제외하더라도 가만히 앉아서 800억 원의 환차익을 벌 수 있다(1,000x10억-920x10억). 국제수지 적자규모가 점점 더 커진다면 환율은 1,000원에서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투자는 점점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이 해외투자의 증가는 국내소득 혹은 국내자산의 해외이전을 의미하므로, 국내소비를 더 위축시켜 경기를 더 빠르게 하강시킬 것이 빤하다.
이처럼 세상일이란 원인과 결과를 뒤집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해하기 쉽게, 차를 전진시켜 사람을 치었다고 가정해보자. 차를 전진시킨 원인을 되돌리면 그 결과가 과연 바뀔까? 차를 다시 후진시키면, 사고당한 사람에게 이중의 타격을 가하여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경제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있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이 바로 이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국제수지 적자를 감수하면, 경기는 오히려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21세기경제학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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