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잠재성장률과 이명박 정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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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외환위기 전에는 6~7%에 이르렀으나, 외환위기 후에는 4~5%로 떨어졌고, 지금은 3~4%로 떨어지는 중’이라고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왔다(이 주장이 옳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런 한나라당이 올해 성장률을 6%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만약 잠재성장률이 이처럼 낮다면, 5% 성장률만 기록하더라도 이것은 지나친 경기과열이라고 봐야 한다. 잠재성장률이란 우리나라 경제체력의 한계로서, 이것을 넘어서면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 등의 부작용을 남기고, 결국 경제성장은 더 이상 지속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이란 ‘지속가능한 최고의 성장률’을 의미하지 않던가 말이다.
잠재성장률을 구체적인 수치로 발표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 경제학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미국에서도 잠재성장률을 구체적인 수치로 공식 발표하지는 않는다. 경제여건이 나빠지면 ‘지속가능한 성장률’ 즉 잠재성장률은 낮아지지 않을 수 없고, 경제여건이 좋아지면 그것이 좀 더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바람이 없을 때에는 시간 당 10km를 달릴 능력을 가진 배일지라도, 역풍을 만나면 그 속도가 5km에도 비치지 못하고, 손풍을 만나면 15km에 이를 수도 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더욱이, 경제에 있어서는 어떤 여건이 경제성장에 중립적인지 혹은 어떤 여건이 순풍이거나 역풍인지를 판정하기가 좀처럼 어렵다. 오직,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 등이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기록할 최고의 성장률을 잠재성장률로 간주할 따름이다. 다시 말해서,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 등이 나타나지 않을 수준에서 성장률을 정책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경제번영을 누리고 있는 나라들의 공통적인 추세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벌써 물가불안이 심상치 않고 국제수지마저 빠르게 악화되는데도 불구하고 기어이 6% 대의 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 나섰다. 이러니 어찌 우리 경제의 장래를 기약할 수 있겠는가?! 규제를 완화하여 투자를 활성화시키고, 정부조직과 공공기관을 통폐합하여 경쟁력을 키우겠다면, 이 정책들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충분히 키워줄 때까지 시간을 좀 기다려 줄 수는 없을까? 이렇게 키워진 성장잠재력이 실현한 성장률을 높여줄 때까지 좀 더 시간을 기다려줄 수는 없을까? 물가불안과 국제수지가 악화되지 않을 수준에서 성장률을 억제함으로써 우리 경제가 장기적인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할 수는 없을까?
21세기경제학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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