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 현상 |
|
성장잠재력을 넘어선 성장률을 기록할 때에는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가 나타나곤 한다. 다시 말해서, 국제수지가 악화되고 물가불안이 나타나면 경기가 과열되었다고 판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성장률이 다소 낮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오르막길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달리기 선수일지라도 기어가야 하듯이, 경제여건이 불리해지면 성장률도 그에 따라 떨어지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 경제도 이런 경기과열의 초기증상을 보이고 있다. 물가는 불안해지고 국제수지도 점점 악화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 들어설 이명박 정권이 장차 경기를 억지로 부양하려고 한다면, 경기과열은 더 심각해질 것이 빤하다.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는 더 심화될 것이고, 국가경제는 조만간 탈진할 것이다. 그러면 경기는 조만간 다시 하강으로 돌아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도 경기과열은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우선, 물가불안이 이미 심상치 않은 수준에 이르렀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5년도에 2%대로 진입한 뒤 꾸준히 떨어져 2007년 8월에는 2.0%를 기록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2007년 9월에 2.3%로 상승한 뒤, 10월부터는 다시 3%대에 진입하였고, 11월에는 3.5%까지 상승했으며, 2008년에 들어선 다음부터는 각종 공공요금이 인상을 대기하는 등 그 상승추세가 더 가파른 것으로 추정된다. 현 정부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여, 재정경제부 제1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범정부 차원의 ‘물가안정대책반’을 구성하고, 그 1차 회의를 오는 15일 개최했을 정도이다.
최근의 국제수지 동향 역시 우리 경제가 탈진하기 직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무역수지(상품수지)는 2004년 이후 매년 3백억 달러대를 넘거나 육박했고, 2007년 11월까지도 그 추세는 지속되었었다. 이때까지는 잠재성장률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성장률을 기록했던 셈이다. 그러나 2007년 12월부터는 이 추세가 갑자기 크게 역전되어, 57개월 만에 처음으로 8.7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 추세는 2008년에 들어선 뒤에 더 강해진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도 1월 중 10일 동안의 무역수지 적자가 37.2억 달러를 기록함으로써, 2007년 같은 기간의 15.0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렇게 국제수지가 점점 더 악화되면, 장차 환율은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석유와 같은 수입 원자재는 물론이고 다른 각종 수입품의 가격이 상승할 것이 빤하다. 결국 국내 물가는 더욱 불안해질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진다. 지금 우리 경제는 탈진상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셈이다.
21세기 경제학 연구소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