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업률과 지속가능한 성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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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지가 악화되고 물가가 불안할 때에는 어떤 경제정책을 펼쳐야 할까? 당연히 경기를 적극적으로 안정시키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설령 성장률이 낮더라도, 아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더라도 경기를 반드시 더 안정시켜야 한다. 다시 말해서, 경제여건이 어려워지면 성장률을 그에 맞춰서 낮게 유지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장차 경제여건이 호조로 돌아섰을 때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고도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흔히 경제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이 우리 경제의 지상과제라 말하지만, 실업률은 2004년과 2005년에 각각 3.7%를 기록했다가 2006년에는 3.5%로, 2007년 9월부터 11월까지는 3.0%로 떨어졌다.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할 뿐만 아니라 점점 더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실적은 현재 우리나라는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니라 ‘고용 있는 성장’을 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크게 낮아졌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고용의 생산성 증가율이 그만큼 낮아졌고, 이에 따라 성장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확인할 때마다, 이것을 지적하는 전문가가 우리나라에는 왜 하나도 없을까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실업률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임금상승률이 높아지고, 국가경제의 생산성 향상속도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면,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가 흔히 나타나곤 하는데 말이다.
만약 ‘경제의 반신(半神)’이라 불렸던 그린스펀이 우리나라의 위와 같은 실업률 실적을 봤더라면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틀림없이 그는 경기가 과열되어 탈진을 향해 치달리고 있으므로, 금리를 올려서 경기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봤을 것이다. 그린스펀은 이런 정책을 펼쳐서 미국경제가 자본주의 역사상 최장의 경기팽창국면을 누리도록 했다. 심지어 일시적인 고용악화와 그에 따른 경기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도 그런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미국 국민들이 장기간 경제번영을 누리도록 해줬다.
사실, 우리가 겪었던 10년 전의 환란도 이런 원칙을 어겼기 때문에 벌어졌었다. 즉, 경기를 너무 과열시킴으로써 국제수지 적자를 엄청나게 누적시켰고, 이것이 외환보유고 고갈을 불렀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국내 경제전문가 사회가 외면하는 현재와 같은 상태가 계속되는 한, 언제든지 파국적 상황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21세기경제학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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