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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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설 연휴동안 국보 1호인 숭례문에 불에 타 버리는 바람에 국민들의 마음이 무겁다. 불에 탄 숭례문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게다가 마치 임진왜란 때 대책은 나 몰라라하면서 책임만 미루던 모습을 다시 보는 것 같아서 더 마음이 아프다. 현 정부 지지자나 차기 정부 지자자 할 것 없이 어떤 일만 생기면 서로 공격을 해대고 있다. 이런 때일수도록 정권을 잡은 한나라 당에서라도 말싸움 하지 말고 승자의 겸손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문화재가 소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구의 고궁이 대체로 석조건물인데 반해 우리의 궁이나 사찰들은 거의 목조건물이어서 화재에 취약하다. 게다가 사찰이나 사찰 안에 있는 것들이 많은데 거의 산속이라서 산불이라도 나면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 많은 문화재들이 숭례문의 뒤를 이을 수 있지만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런 문제는 비단 문화재에 국한된 일은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우리 사회가 점점 엄격하고 투명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너무 느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느슨함에 대한 대책도 아침에 정하고 저녁에 바꾸는 식이라서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친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규제가 있어도 빠져나갈 사람들은 다 빠져나가고, ‘재수 없는 사람들’이나 ‘돈 없고 약한 사람들’만 피해를 보게 되어 있다. 실상 그렇지 않다고 해도, 사람들의 뇌리에 그런 인식이 박혀 있다. 아무도 인정을 않는다. 심지어는 대학교수 조차 자기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테러를 가했다. 앞으로는 논리에 어긋남이 없지만 뒤로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다.
정부도 5년마다 바뀔 때 마다 장관자리가 새로 생기고 없어진다. 안정적으로 지속되는 일이 없다. 내일 무슨 일이 생길 지 모르면 사람들은 피곤하게 먼 미래를 고려해서 살려고 하지 않는다. 오늘 편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미래가 없는 사회가 제대로 될리 만무하다.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가 중요할 것이다. 노무현 현 대통령이 ‘대못질’한 언론 대책은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무효화되고 있다.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정치적 파트너와의 합의가 없이 독단적으로 시행했기 때문이다. 독단이 아닌 합의가 있었다면 어느 정도 타협된 선에서 노 대통령의 뜻이 살아남았을 것이다. 이런 점은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새 대통령도 마찬가지이다. 서둘러서 뭔가를 보여주려 하지 말고, 그의 임기 후에도 작동할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려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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