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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통제가 물가불안을 잠재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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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물가불안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꾸준히 안정세를 보여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7년 10월에는 3%대로 진입하였고, 올해 1월에는 3.9%까지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상승률은 더 심각하여 1월에 무려 5.9%나 상승함으로써 소비자물가가 더 오를 것임을 예고하였다. 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앞으로 더 가중될 것이 빤한 상황이다.
이명박 정권으로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느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대한 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물가불안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유류세 인하, 이동통신 요금 인하, 아파트 분양가 인하 등 국민들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들만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런 정책들은 물가불안을 잠재우기는커녕 더 심각한 경제난을 부를 뿐이다. 비슷한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지난 2002년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신용카드사들이 엄청난 이익을 올리자, 정책당국은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추도록 신용카드업계를 압박했고, 결국 따르지 않을 수 없도록 했다.
그런데 곧이어 경기가 하강하자 신용카드사의 경영수지는 극도로 악화되었고, 더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 극심한 경영난을 겪던 외환카드는 외환은행에 합병해야 했고, 그 바람에 외환은행마저 경영부실에 시달려야 했으며, 결국은 외국계 금융기관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뿐만 아니다. 신용카드업계 1위였던 LG카드마저 경영수지가 악화되어 산업은행에 강제로 인수시켜야 했다. 아파트 분양가 인하 역시 이런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지금 건설업계는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분양가 인하는 그 경영난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고, 자칫 건설업계의 도산이 줄을 이을 수도 있다.
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는 가격통제를 통해서 물가불안을 해결한 사례가 역사적으로 단 하나도 없다는 데에 있다. 가격인하는 시장기능을 왜곡시킴으로써 오히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이것이 장기간의 경제난을 불러올 뿐이다.
시장기능이 잘 발달되어 있다는 미국조차 1970년대 초반 제1차 석유파동 직후에 석유가격을 통제하고 부분적인 배급제를 실시했다가, 장기간의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려야 했던 역사적 경험은 타산지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두 차례의 석유파동 직후에 석유가격을 통제했다가 미국과 같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밖에도 정부는 물가가 불안해질 때마다 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 직접적인 물가통제 정책을 펼쳤으나 물가불안을 한 번도 잡지 못했다. 이런 사실을 새 정권이 제발 재인식했으면 좋겠다.
21세기경제학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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