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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는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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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단순히 몸으로 하는 움직임이 아니라 삶의 특성을 많이 담고 있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고, 단순한 기술적인 면보다는 정신적인 안정감이 중요한 점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스포츠가 삶의 일부이고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건, 도전과 성취가 있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의지와 노력이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낮병원을 운영한다. 낮병원이란 조금 심한 마음의 병이 있는 사람들이 다시 사회로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곳이다. 정신분열병이나 조울증 혹은 강박증이 있는 분들이 단순히 증상치료가 아니라 취업과 연애 그리고 결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지만 운동이 참 좋은 역할을 한다. 필자도 거기 회원들하고 탁구를 많이 치는데 매주 한번씩은 저녁 늦게까지 남아서 동아리 활동도 한다. 이 시간 만큼은 치료자와 환자가 아니라 같은 입장에서 즐긴다.
약 1년 전 쯤에 탁구를 전혀 못치고 동작도 마치 슬로우 비디오 보는 것처럼 느린 한 회원이 구경을 왔다. 탁구도 못치고 소극적이었던 그 회원은 한번 치겠다는 얘기도 못하고 거의 세 시간이나 앉아 있었다. 뒤늦게 미안해서 한번 치자고 했을 때 보여준 환한 웃음이 기억이 난다. 초창기에는 주로 가르치고, 연습상대 해주는 식이었고, 작년 가을까진 1점을 겨우 낼까 말까였다.
당사자는 어떤 심정인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나왔다. 물론 실력도 점점 늘어서 다른 멤버들을 이기는 날도 생겼다. 그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오히려 마음이 상해서 의욕이 상실되는 후유증을 수습하기 위해 애써야 했고.
그러다가 마침내 지난 주에는 우리 낮병원에서 2인자를 꺾었다. 나이가 많은 그분은 성숙하게도 패배한 아픔보다는 더 힘들었던 동료의 발전을 흔쾌히 기뻐해 주었고 필자 역시 뭉클한 마음이 들고, 사는 맛을 느꼈다, 그날 밤에.
아마 실력이 늘지 않았어도 가치가 있고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을 것이지만 가장 운동을 못할 것 같은 사람이 순수한 열정으로 배우고 도전해서 성취하는 모습은 아름다워 보였다. 그분은 지금 4월 말에 열리는 큰 규모의 탁구대회에 나가기 위해 하루에 몇 시간씩 연습하고 있다. 그 열정에 나도 힘을 얻고, 치료자들 모두가 권태를 저만치 던져 버린 분위기였다.
어느 시인이 말했다. 누군가에게 한번이라도 연탄재 만큼 뜨겁지 못했다면 연탄재 얕보지 말라고. 그후로 필자도 연탄재보단 나은 삶을 살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오늘 연탄재보다 조금 더 좋아 보이는 그 사람 때문에 행복하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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