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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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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여행사를 통해 개성당일 관광을 다녀왔다. 말로만 듣던 군사분계선을 버스로 넘거 가는데, 넘지 못할 것 같았고 군사분계선과 비무장 지대를 지나 북한 군인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비로소 북한 땅을 밟았다는 게 실감이 됐다. 또한 붉은 글씨로 새겨진 ‘어버이 수령님 만세’ 라든가, ‘혁명의 정신을 잃지 말자’ 라는 글귀가 북한임을 일깨워 주었다.
금강산광광은 자연을 보는 것이지만, 개성관광은 북한 주민들이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어 내 개인적으로는 훨씬 더 흥미로운 일정이었다. 개성이면 큰 도시 중의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지나가는 차를 거의 볼 수 없다는 점과, 거리의 사람들이 하나같이 키가 작다는 점이 놀라웠다.
낙후된 건물과 옷차림 등이 마치 60년대 초반으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같은 피를 나눴다는 게 무언지, 북한쪽 안내원들이나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왠지모를 친근함 같은 게 느껴졌다. 직업을 적는 란에 프리랜서 방송인이라고 적었더니 안내원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건지 몹시 궁금해했다.
노래로 잘 알려진 박연폭포와 고려박물관, 1392년 정몽주가 이방원에 의해 피살된 장소로 유명한 선죽교들을 둘러보고, 통일관에서 12첩 반상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개성공단은 돌아오기 직전에 버스로만 한 바퀴 돌았는데, 북한의 대졸자들도 개성공단을 꿈의 일자리로 생각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봉급을 십 만원 가량 받는데 당이 가져가는 것을 제하면 육만원 정도가 온전히 근로자의 몫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에 취직한다는 것은 그네들의 꿈이라고 한다.
요즘 다시 북한과의 관계가 경색되어가고 있는데, 무조건 퍼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개성공단 같은 경협사업은 중단하지 말고 계속 되어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채찍과 당근을 함께 갖고,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남북관계가 불안해지면 일단 외국 투자가 들어오지를 않고 경제 수준이나 이념차이가 엄청난 상태에서 만일 통일이 된다면 독일 케이스에서 이미 입증이 되었지만 정말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조건 내몰기만 한다면 이판사판 식으로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몰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두 개의 체제를 인정하고 저들이 일정 단계에 오를 때까지 남북 경협사업을 꾸준히 벌여나간다면 우리로서는 북쪽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 등이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관광이나 문화교류만큼은 계속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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