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뜻하게 품어 주는 정치를 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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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치러진 총선의 가장 큰 특징은 진보가 몰락하고 보수가 득세한 것이다. 17대 총선과는 정반대로 한나라 당이 제 1당이 되었다. 행정 권력과 입법 권력을 틀어 쥐게 되어 막강한 권력을 장악하였다. 게다가 친박연대, 선진당, 무소속 당선자의 성향도 범 한나라 당이라고 할 수 있어서 대략 전체 의석 수의 2/3가 정도가 보수 성향으로 되었다.
우리 사회의 이와 같은 보수화는 87년도에 민주항쟁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된 후 지금까지 내내 시대의 흐름을 관류했던 진보의 흐름이 어느 정도 맥이 끊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나아지고 발전하는 것을 의미하는 진보는 왜 사람의 마음에서 멀어진 것일까? 경제 문제, 친북 문제 등 눈에 보이는 문제가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개혁피로감일 것이다. 말을 들어보면 틀린 말은 아니고, 수치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뭐라고 항변할 수 없지만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는 그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정신분열병 같은 병이 있는 분들이 사회로 복귀하는 것을 돕는 필자의 낮병원은 이 분야에선 꽤 알려졌다. 다들 열심히 하고, 최신 지식을 밤새고 연구해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 환자들을 위한 부대시설도 많이 갖추었다. 그러니 병원에 입원을 반복하던 환자들의 가족들은 너무 좋아하였다. 그러나 정작 환자분들은 별로 우리 낮병원을 좋아하지 않았다. 나가는 사람들이 욕하고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도 한 두해가 아니라 몇해에 걸쳐서 그런 반응을 보였다.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되었고 마음 속으로는 비난하는 마음도 생겼다. 마음이 상했다가 최근에야 모든 문제가 내게서 비롯되었고, 내 탓이란 걸 깨달았다.
필자는 환청이나 피해망상 같은 증상이 있으면 그것은 병적인 것이니 약을 먹어서 없애야 하고, 그에 저항하는 환자분들을 엄격하게 대했다. 면전에서 내 말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들어보면 다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더 나아지는 치료에 협조적이진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증상이 있어도 약을 먹기 싫어하는 사람 앞에서 한숨을 쉬며 같이 힘들어 하고 생활을 잘 못해도 덜 재촉하고, 칭찬을 많이 했다. 뭔가 계산을 하거나 그렇게 하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해서가 아니라 이 생활을 10년 하다 보니 자신감도 없어지고, 지치게 되어서 약해져서였다. 그러자 분위기가 좋아지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눈에 띄게 느낀다. 최근엔 약을 안 먹는 한 사람을 매일 약을 직접 ‘드리면서’ 두 손으로 고급 껌을 한 개씩 ‘드렸다.’ 10년 넘게 약에 저항을 보이던 그 분이 요즘은 약에 대해서 별 말이 없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도 타자에게 그리 너그럽지는 않은 것 같아서 걱정이다. 진보 측 의석수가 이 정도로라도 된 것은 자신들이 잘 해서가 아니라 인수위 때부터 이어진 현 정부의 실책 때문이었다. 부디 앞으로는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너무 몰아붙이지 말고 타협과 조정을 통한 정치가 싹텄으면 한다.
구의연세정신과 www.psylov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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