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업을 살리면 경기가 살아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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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진을 탈피할 정책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에서 치열한 노력들을 기울이는 것 같다. 이명박 정권 내부에서는 물론이고 관변 경제연구소나 민간 경제연구소 그리고 청운의 뜻을 품은 경제학자도 나름대로 정책수단을 찾는 등 경제학계에까지 그 열풍이 부는 것 같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구호를 내세워 집권한 이명박 정권에서 한 자리라도 차지하려면 이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런 모색과 노력이 제발 우리 경제를 살려내기를 바라지만, 그들이 내세우는 대부분의 정책수단들은 경제를 살려내기 어려울 것 같지 않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서비스업을 살려야 경기가 살아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었는데, 이것은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뒷걸음치게 할 가능성이 높다.
성장률을 제약하는 대표적인 경제지표는 물가상승률과 국제수지이다. 성장잠재력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 물가가 상승하거나 국제수지가 악화됨으로써 최종적으로는 경제파국을 부르기 때문이다. 우선, 물가는 한 번 상승을 시작하면 좀처럼 그 추세를 바꾸지 않는다. 물가상승률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 물가상승이 이자율 상승과 임금 상승을 부르고, 이자율과 임금의 상승이 다시 물가의 상승을 부르는 악순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물가가 1년에 수백% 혹은 수천%까지 치솟는 초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음으로, 국제수지가 악화되면 10년 전 우리나라가 직접 경험한 것처럼 외환보유고가 소진되어 외환위기라는 경제파국을 겪기도 한다. 설령 이런 경제파국은 일어나지 않더라도, 환율상승만은 피할 수 없다. 환율이 상승하면, 국내자본의 해외투자는 환차익을 남기고 외국자본의 국내투자는 환차손을 남기므로, 국내자본의 해외투자는 활성화되고 외국자본의 국내투자는 억제된다. 그러면 국내경기는 당연히 위축된다.
우리 경제가 바로 위와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서비스업을 살려서 경기를 살려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니, 참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제조업을 살려내면, 국내경쟁이 더욱 치열해짐으로써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국제수지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 효과가 충분히 나타날 때까지 국제수지 악화를 버텨낼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나 서비스업을 살려내서 경기를 살려내려고 한다면, 국제수지는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될 것이 빤하다. 서비스업의 활성화로 국내 소득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국내 수요가 커지면 수입수요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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