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업과 경제발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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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성장할수록 서비스업 비중은 높아진다. 선진국은 대부분 그 비중이 70%를 넘거나 육박하며, 미국은 거의 80%에 이른다. 우리나라도 날이 갈수록 서비스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 1980년대에는 40%대에 불과했으나, 1992년에는 50%를 넘어섰고 지금은 57%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경제가 발전할수록 서비스업 비중은 커지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할 일이 있다. 즉, 경제가 성장할수록 서비스업 비중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증가속도가 낮은 나라일수록 국제수지는 호조이며, 이에 따라 성장잠재력도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해미시 멕레이가 지은 책 [2020년]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1980년대 말 공업의 비중이 GNP의 29.2%에 불과한 미국이 탈산업화의 과정을 가장 빠르게 진행한 나라다. 영국에서는 공업의 비중이 30%였고, 프랑스는 28.7%였다. 그러나 탈산업화가 느렸던 독일과 일본의 공업비중은 각각 38.7%와 41.8%였다. 이로 인해 독일과 일본이 일반적으로 보다 성공적으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1980년대 내내 거액의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29쪽)”
물론 1990년대 이후에는 일본과 독일이 선진국 중에서 가장 부진한 경제성적을 기록한 것도 사실이지만, 이것은 서비스업 비중이 커지는 속도가 느렸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 독일은 통일 후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업률을 낮추려던 정책이 결정적으로 경기부진을 불렀다. 일본은 1980년대 말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방치했다가, 그 거품이 꺼지면서 경기부진을 겪어야 했고, 이것을 탈피하기 위해 토목사업 중심으로 경기부양정책을 선택한 것이 경기부진을 장기화시켰다. 또한 국제수지 흑자가 지나치게 누적되자, 국내자본의 해외투자를 정책적으로 유도했는데, 이것도 경기부진 장기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 마디로, 독일과 일본은 경제정책 실패로 인해 초장기 경기부진을 겪었던 것이다.
정리하자면, 서비스업을 살려서 경기를 살려내는 일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서비스업 비중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국제수지 악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국제수지가 악화되면 성장잠재력은 떨어지며, 성장잠재력이 떨어지면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더라도 경기과열 현상이 쉽게 나타난다. 그러면 물가불안과 국제수지 악화가 더 심화되고, 낮은 성장률조차 지속가능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서비스업 비중이 너무 빠르게 커지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서비스업을 살려서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책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21세기경제학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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