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업률은 낮아야 좋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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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경제성장률은 1980년대 후반에는 10%를 넘었었고 1990년대 중반까지도 7~8%의 높은 실적을 기록했었다. 당연히 실업률은 1980년대 후반부터 2%대 아래로 떨어져 1990년대 초반에는 1.5%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는 성장률이 뚝 떨어져 1990년대 후반에는 4~5%대를 기록했다. 낮은 실업률이 임금상승률을 높였고, 이에 따라 국제경쟁력이 낮아지고 수출은 정체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2000년까지 줄기차게 증가했던 수출이 2001년에는 16.9%나 감소했다.
당시의 세계적인 경기부진이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지만 국제경쟁력 약화가 더 큰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한다. 세계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아니므로. 그 뒤 실업률이 5% 대까지 상승한 뒤인 2003년에야 비로소 2000년 수출실적을 겨우 회복했고, 성장률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으며, 이에 따라 실업률도 다시 차츰 낮아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사정도 대만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80년대 후반부터 실업률이 2% 대 초반으로 떨어진 뒤, 성장률은 1990년대에 0~1%대로 떨어졌다. 최근에 실업률이 5%까지 올라간 뒤에야 비로소 경기회복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가 겪은 외환위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즉, 실업률이 2%까지 떨어진 뒤에 국제수지 적자가 엄청나게 커졌고, 이에 따라 외환위기를 당해야 했던 것이다.
1990년대 이래 15년 이상 초장기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의 사례는 우리나라 경제정책에 타산지석이다. 과연 어떤 정책이 이런 경제번영을 누리게 했을까? 실업률이 지나치게 낮아지거나 임금 상승률이 생산성 증가율보다 높을 경우에는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경기를 진정시키곤 했다. 실업률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경제성장이 지장을 받게 되고, 그에 따라 성장률이 낮아지면 실업률은 더 많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과 대만이 그런 고통을 오랜 세월 겪었지 않은가. 반면에 미국의 실업률은 과거의 6~7% 수준에서 지금은 4%대까지 떨어졌지 않은가.
현재 우리나라 이십대 실업률은 7%대 중반이고, 사오십대 실업률은 2%대 초반이며, 전체 실업률은 3%대 중반으로서, 모두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에 속한다. 주요 경쟁국인 대만은 전체 실업률이 거의 4%에 가깝고, 일본은 4%를 넘으며, 초장기 경제번영을 누렸다는 미국도 4%대를 훨씬 넘는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실업률이 지금보다 더 높아져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실업률은 낮을수록 좋다. 다만, 실업률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오히려 경제난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과 이태백이나 사오정이라는 말은 우리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할 뿐이다.
21세기경제학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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