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하는 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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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이 어지럽다 보니 일을 맡은 사람이 자기 일을 잘 해야 혼란이 적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은, 잘 한다 못한다는 식의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일을 하는 데도 등급이 있었던 것 같다.
가장 하급의 사람은 자신이 꼭 해야 할 기본적인 일, 누누이 강조한 일도 잘 못하는 사람이다. 기본적인 일에 대한 실수를 반복하고 그것도 잘 모르는 사람이 신입사원이 되면 속상하고 윗사람이면 미칠 노릇일 것이다.
그 다음은 꼭 기본만 하는 사람이다.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성의도 없고 책임이나 문제가 생기지 않게만 형식적이고 하나 마나한 일만 한다. 뻔히 보이지만 야단이라도 치면 항변하니 속으로만 애를 끓는다. 남의 탓 많이 하고 변명 잘하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다음으로는 성의도 있고, 기본적인 것도 하지만 주로 시키는 일이나 단순 반복적인 일만 잘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성실하고 마음이 올곧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믿음직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과거의 관행에 의존해서 일을 하다보니 임기응변을 잘 못한다. 고마우면서도 답답하다. 때로는 지적인 잠재력을 성격이 다 까먹는 식이기 때문에 안타깝다.
이 윗 단계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을 잘 하는 사람이다. 경험도 많고, 그 경험을 통한 노하우가 쌓여서 일이 닥치면 전체적인 상황 파악을 잘하고 난이도가 높은 업무를 잘 처리한다. 이런 사람이 많으면 일단 탄탄한 조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일을 기획하고 시스템 구축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물론 이런 일이 탁상공론이 되면 없느니만 못하겠지만, 이런 수준에 이른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이론과 실제’를 두루 꿰고 한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는 조직을 만들고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다. 또한 자기 위치의 일을 알고 그에 맞게 처신할 수 있다.
그 다음은 비전을 제시하고 현 단계를 뛰어넘는 비약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역사를 보면 완만하게 발전하다가 갑자기 그 전시대를 비약적으로 뛰어넘는 때가 있었다. 그 시대는 그 전 시대와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발전된 시대상을 보여주었다. 이런 사람은 필연적으로 사람다루는 능력도 뛰어나다. 즉 지도자이자 훌륭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쉽게 얘기하면 ‘영웅’이다.
필자도 가끔 어디에 속할까 고민하는데 자신이 없을 때가 많다. 밥값이나 제대로 하면 좋겠다는 게 소박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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