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수증 주고받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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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내는 달이다. 나를 비롯해서 방송을 하는 사람들은 이맘때쯤, 일년동안 쓴 카드이용이나 현금영수증을 찾기에 분주하다. 그런데 카드사용이 투명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가게에서는 현금으로 하면 깎아준다고 하면서 카드받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소속사가 없는 나같은 경우에는 영수증 주고받기에도 신경을 써야하는데, 숫자에 약한 편이어서 그런지, 종종 잊어버릴 때가 있다. 바로 그래서 큰 코 다친 경우가 있었다.
일주일전 쯤 드레스샵에서 맞추었던 원피스 기장을 약간 줄이려고 찾아간 적이 있었다. 자기네 가게에서 맞춘 옷임에도 불구하고 수선비 오만원을 내라는 여주인의 말이 걸리기는 했지만, 시간이 좀 경과됐으니까 그러겠다고 얘기를 했다. 친구와 함께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근황도 물어보면서 문을 나서기 전 현금으로 오만원을 지불하고 가게를 나왔다. 문제는 영수증을 받지않은 것이었다. 돈의 가격도 적고, 친구도 옆에서 주는 걸 봤으니 문제가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를 않았는데, 결국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게 내 불찰이었다.
3일 후였는데, 찾기로 한날, 여주인은 결코 5만원을 받은 적이 없다고 낯을 붉히며 우기는 거였다. 마치 내가 돈 5만원을 안 내려고 거짓말을 시킨다는 듯이 몰아붙이는데 분노가 치밀었다. 지갑에서 현찰을 꺼내 돈을 내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고 함께 있었던 친구도 소위 증인을 섰는데 그 여주인은 핏대를 세우며 소리를 질렀다. 내 생각에는 거짓말을 한다기 보다는 받아놓고 깜박한 듯했다. 그때 절실히 느꼈다.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꼭 영수증을 받아놓아야겠구나, 그리고 수선비라 할지라도 카드사용을 하는 게 좋겠구나하고 말이다.
그래도 그렇지 수선비 오만원 때문에 고객에게 소리를 지르고 모욕적인 언사를 하는 주인이 참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일 주인이었다면 그렇게 서로의 생각과 주장이 다를 때라면 이렇게 얘기를 했을 것 같다. ‘아무리 둘 중에 어느 한명이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럼 반반씩 냅시다’라고 마무리를 하든지, 손님과 같이 온 친구까지 분명히 지불했다고 얘기하는 정도이면 설혹 안 받은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도 다음을 위해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서비스로 해드릴 테니까 소개나 많이 시켜주세요’라고 말했을 것 같다.
오사카 상인들의 유명한 말이 있다. 돈을 남기는 건<하>고, 가게를 남기는 건 <중>이며 사람을 남기는 게 <상>이라는 말인데, 그 가게 주인은 돈 오만원 때문에 결국 평생고객을 놓친 셈이다. 그날 치사한 느낌이 들어 돈을 줘버리고 나왔지만 지금 생각해도 괘씸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영수증 주고받기를 습관화해야겠구나 라고 다시 한번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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