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지진 보도를 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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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이탈리라 폼페이를 여행할 때의 그 느낌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갑자기 분출된 화산폭발로 도시 전체가 없어지고 말았는데 목욕을 하다가 화산재를 뒤집어쓰고 그야말로 화석이 되어버린 사람, 부엌에서 요리하다가 그대로 정지된 사람, 책을 읽다가 갑자기 그 자리에서 변을 당해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수세기에 걸쳐 관광객의 관람대상이 되어버린 사람 등, 화산이 폭발할 당시의 참혹했던 순간들을 미루어 짐작케한다. 그 평화롭고 행복하던 마을 전체가 거대한 화산 불기둥에 휩싸여 순식간에 멸망해버린 것이다.
화산폭발은 아니지만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인해 대부분 파괴된 스촨성 지진 보도를 보면서 폼페이가 연상되었다. 연일 계속되는 매몰자 구조소식을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희생자만 8만여명,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있을 어린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절규하는 부모들 모습이 화면에 나올 때마다 그 피눈물이 아프게 아프게 다가온다.
지진은 단 2분 지속됐다고 하든데, 그 결과는 참혹하기 이를데 없으니 자연이 무섭긴 무서운 존재이다. 지진이 났을 당시의 상황을 개인 캠코더에 담은 영상이 TV를 통해 공개된 것을 보니까 다른 때처럼 평화로운 일상이 계속되던 오후시간에 갑자기 땅이 흔들리고 건물이 주저앉으면서 사람들이 괴성을 지르고 우왕좌왕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뛰어가는 게 당시의 급박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중국 지진에 가려 보도가 덜 되었지만 사이클론으로 인한 미얀마 희생자 역시 13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심지어 구호물품이나 쌀들을 군부에서 가로채는 바에 그쪽의 비참함 역시 가슴을 아프게 한다. 지구촌에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다시 한번 자연앞에 겸허해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운하건설이라는 용어 대신 하천정비라는 말로 대신해서 대통령이 추진의사를 밝혔는데, 솔직히 말해 자연을 인위적으로 손댄다는 게 겁이 난다. 이번 미안마 사이클론 피해가 컸던 게 최근에 지어진 댐하고도 관계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수십만년 동안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흐르고 있는 물길에 어떤 인위적인 변형이 가해졌을 때 혹시나 자연의 보복이 따르지 않을까 걱정되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단순한 하천정비가 아닌 자연적으로 흐르는 강물을 막거나 뚫을 때에는 정말로 심사숙고해야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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